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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올리니 바로 천금 크로스, 포항의 행복한 강상우 고민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9-06 15:07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강상우가 있어 행복한 고민에 빠진 포항 스틸러스와 김기동 감독이다.

포항은 5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9라운드 대구FC와의 경기에서 빗속 난타전 끝에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4위 경쟁을 펼치는 대구와의 맞대결이기에 '승점 6점'짜리 경기였는데, 팀의 미래 송민규의 극적 역전 결승 헤딩골에 힘입어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FA컵 우승에 도전하는 포항은 이번 승리로 리그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덜고 울산 현대와의 FA컵 4강전 준비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결승골의 주인공 송민규가 영웅이 됐지만, 이 장면에서 주목할 게 있었다. 바로 오른쪽 측면에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준 선수가 강상우라는 점이었다.

강상우는 대구전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그러다 후반 중반 공격 강화를 위해 김기동 감독이 오른쪽 측면으로 자리를 옮겨줬다. 공격쪽에 배치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의 존재감을 100% 발휘했다.

강상우의 포지션은 최근 포항에서 가장 뜨거운 화젯거리다. 상주 상무 전역 후 두 경기 연속 수비수로 출전했다. 하지만 강상우는 이번 시즌 상주에서 공격수로 이름을 날렸다. 상주에서 16경기를 뛰며 7득점 5도움을 기록했다. 시즌 MVP급 활약을 이어오고 있었다. 이렇게 상승세인 선수를 수비로 돌린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다.

강상우의 다재다능함과 팀 사정에 따른 변화다. 강상우는 프로 데뷔 때부터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전천후 선수로 키워졌다. 최진철 감독이 포항을 맡은 2016 시즌을 앞두고, 강상우는 전지훈련에서 매일마다 "저 오늘 오른쪽, 왼쪽이냐 그리고 공격이냐 수비냐"를 코칭스태프에 물었다고 한다.

강상우는 포항에서 윙백으로 서서히 입지를 굳혔다. 그렇게 상주에 입대했는데, 상주에서는 공격수가 부족했다. 아마추어 시절 공격으로도 이름을 날린 강상우를 김태완 감독이 대변신시켰고, 올시즌 K리그의 깜짝 스타로 만들어냈다.

문제는 포항의 팀 사정이 상주와 완전 반대라는 것. 공격에는 뛸 선수가 차고 넘치는데, 양쪽 윙백 자리에 구멍이 났다. 김용환과 심상민이 상주에 입대하게 됐기 때문이다. 김 감독도 공격수로 한창 물오른 기량을 펼치고 있는 강상우의 기를 살려주고 싶었겠지만, 팀 사정상 그를 원래 포지션이었던 윙백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대구전 공격에 투입하자마자 팀을 수렁에서 구해내니 김 감독도 다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 감독은 "강상우에게 경기 중 포지션 변화가 있을 거라는 얘기는 특별히 안했다. 그냥 믿고 공격으로 올렸다"고 말하며 "우리팀은 스쿼드가 얇은 팀이다. 그런 가운데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는 선수가 있다는 건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어떤 선택을 하든 도움이 된다"며 강상우를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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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프로 선수라면 골과 도움을 많이 기록할 수 있는 공격 포지션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강상우 입장에서는 수비 전환이 아쉬울 수 있다. 김 감독은 이에 대해 "선수들과 미팅을 통해 얘기를 나눈다. 나는 개인보다 팀을 보는 사람이기 때문에, 선수가 원하는 포지션이 있더라도 어떻게든 설득을 시킬 것 같다"고 말했다. 당분간은 강상우가 왼쪽 풀백으로 쭉 출전하다, 경기 막판에나 조커로 공격에 올라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뜻이다.

강상우 본인의 속내는 어떨까. 포항 관계자는 "전역부터 강상우의 포지션에 대한 얘기가 워낙 많이 나와 선수에게 몇 번이고 물었다. 워낙 말도 없고, 우직한 선수다. 그저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하더라. 아무리 봐도 공격에 대한 욕심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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