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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글로벌 전도사! 알렉스 젠슨 "K리그 세계화에 앞장서고파"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20-06-02 09:52



"고요함이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경기 종료 휘슬. 그리고 고요함. 그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코로나 19 시대 새로운 축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알렸다. 지난달 8일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렸던 전북과 수원의 하나원큐 K리그1 1라운드 경기. 이 경기를 영어로 중계했던 영국 출신 언론인 알렉스 젠슨(40)을 만났다. 당시 경기는 코로나 19 팬데믹 시대에 처음으로 열렸던 공식 매치였다. 그의 목소리는 영국 BBC를 통해 영국 전역으로 울려퍼졌다. 그를 서울 한 카페에서 만났다.


한국은 나의 집

젠슨의 영어 중계는 깔끔했고 다채로웠다. 가장 기본적인 것에도 충실했다. 선수들의 이름을 제대로 발음했다. 염기훈이나 한의권(이상 수원) 등 외국인이 발음하기 어려운 이름도 문제없었다. 한국인이 말하는 듯 했다. 경기 중간중간 한국의 문화와 정치, 각 도시의 특성도 알렸다. 경기가 열렸던 전주에 대해서는 "비빔밥 등 한국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며 "꼭 방문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젠슨은 한국과 인연이 깊다. 영국에서 언론인의 길을 길었던 그는 2010년 한국에서 온 유학생과 사랑에 빠졌다. 그리고 그를 따라 한국으로 왔다. 영어 강사를 하고 있던 중, 연평해전이 벌어졌다. 영국 등 유럽에서 그에게 취재를 요청했다. 그 이후 유럽에서 '한국 현지통'으로 알려지면서 언론인의 길을 이어가고 있다. 10년 전 만난 유학생과는 웨딩 마치도 울렸다. 4명의 아이와 함께 서울에 정착했다.

"한국은 제 집이에요. 한국은 제게 많은 것을 줬어요. 한국 문화와 뉴스, 스포츠를 홍보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된다면 어디든 달려갈 거에요."


K리그의 경쟁력

젠슨은 전북과 수원의 경기를 앞두고 고민을 했다. 전 세계인의 눈이 집중된 경기였다. K리그의 어떤 면을 알릴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 역시 오래된 축구팬이었다. 크리스탈팰리스의 오랜 팬이다. 그 곳에서 살았고 자연스럽게 크리스탈팰리스의 팬이 됐다. 이청용이 크리스탈팰리스에서 뛸 때 경기장에서 한국어로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축구팬이기에 이 경기를 지켜볼 축구팬들의 궁금증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K리그의 경쟁력을 알리고 싶었다.

"K리그는 영국과는 달라요. 군인팀도 있고요. 스플릿 시스템도 있지요. 물론 스코틀랜드 팬들은 스플릿 시스템에 익숙하지만 잉글랜드 팬들은 잘 모르지요. 이런 부분들을 잘 설명해주고 싶었어요. K리그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추려고 노력했습니다."

한국 축구에 대한 고정적 이미지도 바꾸고 싶었다.

"사실 한국 축구, 아시아 축구라고 하면 유럽인들에게는 고정적인 이미지가 있는 것 같아요. 열심히 뛰고 빠르다는 것. 하지만 피지컬에서는 아쉽다는 것이지요. 물론 손흥민, 박지성, 이영표, 이청용 등이 그런 이미지를 많이 바꿨어요. 그러나 아직 고정적인 이미지는 그대로입니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분명히 프리미어리그는 강하고 파워풀해요. 특별한 선수여야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어요. 하지만 K리그에서도 성공하려면 특별해야 해요. 크리스탈팰리스에서 뛰었던 조던 머치도 경남에 와서 실패했어요. 프로페셔널 레벨의 선수라면 리그 자체에서의 수준 차이는 작아요. 관중에게는 큰 차이지만 신체적으로 기술적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것은 작은 디테일에서 나와요.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은 좋은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북과 수원의 경기는 다소 느렸지만 몇 개월만에 열린 첫 경기라는 것을 감안해야 해요. K리그는 가능성이 큰 리그에요."

젠슨은 K리그를 알리는 일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가 축구를 사랑하는 이유는 크리스탈팰리스를 사랑하기 때무니에요. 물론 브라질팀을 보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대부분의 시간은 크리스탈팰리스를 향해 있었죠. 마찬가지에요. 사람들이 K리그 한 팀에 관심을 가지다보면 그 팀을 사랑하고, K리그를 더욱 사랑하게 될 거에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나아가기 위해 넘어야할 것도 많아요. 특히 시차가 큰 문제겠지만요. 그래서 더욱 많은 일을 해야 해요. 영어로 하이라이트 쇼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에요. 그런 일들을 위해 저도 언제든지 준비를 할 거에요. K리그와 함께 하고 있어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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