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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돈 주고는…' KBL FA시장 '가성비'에 힘실리는 이유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0-04-13 05:59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그 돈 주고는 글쎄….'

남자 프로농구 자유계약(FA) 시장이 다음 달 새로운 시대를 맞는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지난해 제도 개선을 통해 FA의 사전접촉 제한을 없앴다. 이에 따라 오는 5월1∼15일 FA 자율협상이 시작된다. 이 기간 동안 계약 미체결 선수는 16∼18일까지 영입의향서를 제출받고, 자신이 원하는 팀을 선택할 수 있다. '영입의향서에 의한 연봉 액수가 최고액과 10% 내 경합하는 복수의 팀 가운데 선수가 선택한다'는 종전 제한을 없앴기 때문이다.

변경된 FA 제도는 선수의 선택권에 방점을 뒀다. 종전의 경우 선수가 자신의 색깔과 맞는 팀에 가고 싶어도 높은 연봉을 적어낸 팀에 억지로 끌려가야 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우려되는 점도 있다. 자율협상이 허용되면서 서로 '카드'가 노출되기 때문에 과도한 몸값 경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른바 '최대어'라 꼽히는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이 대목에서 올해 FA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이대성(KCC)과 장재석(오리온)에게 눈길이 쏠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이대성(1억9500만원)과 장재석(1억6000만원)은 연봉 순위 30위 밖이라 FA 보상규정에 적용되지 않아 영입하고 싶은 팀에서는 부담이 덜하다. 게다가 장재석은 외국인 선수 1명 출전 시대에서 필요성이 높아진 '토종빅맨'이다.





벌써부터 이들 둘에 대한 시장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아직 각 구단들이 예측하는 단계지만 역대 FA시장 전례로 볼 때 '예상가격'이 '실가격'에 근접하는 경우가 많았다.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우선 장재석의 경우 '빅맨'의 메리트로 인해 연봉 7억∼8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대성도 지난해 현대모비스와 협상 당시 3억원 이상의 구단 제시를 마다하고 향후 'FA 대박'을 기대하기 위해 연봉 순위 30위 미만의 금액에 타결한 것으로 볼 때 상당한 금액을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단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코로나19 경제난으로 인해 샐러리캡(연봉총액상한선)이 25억원으로 동결된 가운데 구단들이 '절약'에 나서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김종규 거품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작년 FA시장에서 역대 최고액(12억7900만원)을 기록한 김종규(DB)로 인해 일종의 '착시현상'이 있다는 것이다. DB가 올시즌 공동 1위를 했지만 김종규가 과연 역대 최고 몸값 만큼의 활약을 했느냐에 대한 회의론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종전 최고 '빅맨'이었던 서장훈 김주성 오세근과 FA 최대어였던 양동근 김승현의 그때 그 시절과 비교하기도 한다. 결국 선배 FA들과 비교했을 때 이대성과 장재석에 대한 구단의 심리적 '가격'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대성과 장재석을 노리는 구단은 많다. 특히 지난 시즌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한 이대성과 달리 장재석은 '빅맨' 메리트로 선호도가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마음은 가지만 금액에서 '멈칫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샐러리캡이 동결된 상황에서 장재석에게 그렇게 많은 연봉을 주면서 영입해야 할지 선뜻 내키지 않는다. 차라리 '가성비'로 보면 연봉은 낮지만 궂은 일을 하는 식스맨급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성과 장재석 모두 관심있다는 다른 구단 관계자는 "둘 다 영입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그 돈 주고는 글쎄…, 그 만큼 다른 비용을 희생해야 하는데 고민이 크다"고 털어놨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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