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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L현장]무리뉴 감독이 '굳이' 손흥민을 데려왔던 이유는?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9-12-12 17:31



[알리안츠아레나(독일 뮌헨)=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조제 무리뉴 토트넘 감독은 바이에른 뮌헨과의 유럽챔피언스리그(UCL)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결단을 내렸다. 일부 주전 선수들을 영국에 잔류시켰다. 해리 케인, 델레 알리, 얀 베르통헌, 세르지 오리에 등이 독일 원정에 따라가지 않았다. 체력 안배 차원이었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 체제 아래에서 가장 많이 뛰었고 맹활약했던 손흥민은 휴식조에 배정하지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 원정길에 동참시켰다. 다들 의아해했다. 체력안배가 필요한 상황인데 그렇지 않고 혹사 시킨다는 비판적 시선도 있었다. 일부 팬들은 '무리뉴 감독이 독일어를 못한다. 바로 옆에서 통역해줄 손흥민이 필요했다'며 우스갯소리를 했다.

이유가 있었다. 무리뉴 감독의 의도는 바로 '정보 획득'이었다. 무리뉴 감독은 11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경기에서 1.5군으로 선발 멤버를 꾸렸다. 어차피 조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뮌헨에 승리하더라도 조1위를 차지하지는 못한다. 승패가 그렇게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다. 손흥민도 벤치에서 시작했다.

1.5군 토트넘은 새로웠다. 라이언 세세뇽이 왼쪽 날개로 출전했다. 오른쪽에는 로 셀소가 나왔다. 후안 포이스는 센터백을 맡았다. 다들 무리뉴 감독 아래에서는 제대로 뛰어보지 못했던 선수들이었다. 무리뉴 감독으로서는 이들이 실전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시즌을 제대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주전과 후보 선수들간의 경기력 차이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후보 선수들을 투입해 정확한 경기력을 알아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했다.

그리고 플랜B도 필요했다. 바로 'SON'톱 즉 손흥민 원톱이었다. 무리뉴 체제 아래에서 최전방 공격수는 해리 케인이다. 케인은 키핑력, 연계 능력, 마무리 능력에서 월드클래스급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약점도 존재한다. 바로 발목이다. 자주 발목을 다친다. 무리뉴 감독이 온 후에도 경기 중 두세차례 발목을 채이며 넘어지곤 했다. 무리뉴 감독으로서는 케인이 없을 때에 대한 대안이 필요했다. 무리뉴 감독은 뮌헨전에서 이를 실험하고자 했다.

처음에는 모우라 원톱을 세웠다. 모우라 원톱 체제는 64분간 지속됐다. 그리 효과적이지 않았다. 모우라는 최전방에서 부지런히 찬스를 만드려고 했다. 그러나 뮌헨의 중앙 수비진을 공략하는 데 애를 먹었다. 무리뉴 감독은 후반 19분 모우라를 빼고 손흥민을 투입했다. 손흥민 원톱을 구사했다.

원톱 손흥민은 또 다른 모습을 보였다. 모우라가 연계에 집중했다면, 손흥민은 직선적이었다. 계속 상대 수비 뒷공간을 공략했다. 2선과 3선의 패스에 맞춰 찬스를 만들었다. 움직임은 합격점이었다. 다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손흥민은 두 차례 골키퍼와 맞서는 찬스를 얻었다. 그러나 한 번은 뒤따라온 수비수에게, 다른 한 번은 노이어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내용은 좋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토트넘은 뮌헨에게 1대3으로 졌다. 조2위로 16강에 올랐다.

무리뉴 감독은 경기 후 자신의 선택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패배했지만 정보를 얻었다. 그동안 뛰지 못했던 선수들에 대해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내 선택에 대해 만족한다.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아쉬워했다. 그는 "찬스를 살리지 못해 내 자신에게 화가 난다. 동료 선수들에게도 미안하다"고 했다. 토트넘은 15일 울버햄턴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7라운드 원정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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