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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큰 것은 사실이다.
성적이 주춤한 사이. 안팎으로 흉흉한 소문이 돌았다. 이랜드가 축구단 경영에서 손을 떼기 위해 매각을 진행 중이라는 얘기였다. 단순 루머 수준이 아니었다. 구체적인 기업 이름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새 연고지라는 지역명도 거론됐다.
내부 상황도 좋지 않았다. 감독들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줄줄이 중도 사퇴했다. 레니 감독을 시작으로 박건하 김병수 인창수 김현수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대행 자격으로 벤치에 앉았던 우성용 감독대행까지 6명의 지도자가 들고나갔다. 이랜드는 매각설에 이어 '감독들의 무덤'이라는 불명예까지 떠안았다. 정 감독이 이랜드행을 결정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말뿐인 사과와 반성은 의미가 없다. 변화를 외친 만큼 실제로 변해야 한다. 일단 이랜드는 정 감독 선임을 위해 '삼고초려'했다. 장 대표는 "정 감독을 모시기 위해 매주 찾아다녔다. 새롭게 하려는 자세를 보여주려 했다. 내가 책임지고 기다려주겠다고 했다. 목포도 가고 포항,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대구 집까지 갔다. 그 결과 함께 하기로 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적극적인 투자도 약속했다. 장 대표는 "창단 수준의 재창단이다. 새 시즌은 창단 때 수준으로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랜드는 새 시즌 준비를 위해 일찌감치 외국인 선수 영입에 나섰다. 현재 이랜드 관계자가 독일, 폴란드 등을 돌며 외국인 선수 후보군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투자와 지원은 단순한 '돈'에만 그치지 않는다. 시스템 자체를 바꾼다는 각오다. 장 대표는 "투 트랙 체제라고 보면 된다. 경기 및 선수 육성 등은 현장에 전권을 부여한다. 구단은 현장에서 원하는 것을 돕는 역할이다. 그동안은 구단 판단에 따라 움직이는 시스템이었다. 이제는 아니다. 적재적소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변화의 서막이 올랐다. 정 감독은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대표 역시 이를 인정했다. 이랜드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고, 새 목표에 다다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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