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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제는 팬도 함께' K리그 사회 공헌의 프레임이 바뀌고 있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9-07-24 11:08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의 프레임이 바뀌고 있다.

태동 당시부터 논란이 됐던 정치 이슈, 지역 논쟁, 기업의 이미지 제고. 비판적 시각의 틀을 깨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팬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려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확산되고 있다. 단순히 '팬 서비스'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공헌 활동의 영역이 넓어졌다. '골 넣으면 기부'는 기본이다. 지역 및 구단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이 하나둘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팬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풀뿌리 사회공헌

지역 구단에 기초 중에 기초가 된 것이 있다. 축구 클리닉이다. 연고지 학교를 찾아가 축구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구FC도 그 중 한 팀이다. 구단은 연초에 신청을 받아 1년 계획대로 움직인다. 대구 관계자는 "과거 학교 폭력이 심각했을 때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스포츠였다. 그때 학교에 직접 찾아가는 사회공헌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금의 틀이 만들어졌다. 질적으로 수준을 많이 높였다"고 설명했다.

포항 스틸러스는 매년 김장담그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점은 지역의 복지단체는 물론이고 동네 부녀회와도 함께 호흡한다는 점이다. 포항 관계자는 "부녀회 어머님들과 김장을 담게 된 첫 번째 이유는 '맛' 때문이다. 선수들끼리 김장을 하면 맛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솔직히 부녀회 어머님들을 팬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있었다. 적극적으로 경기장을 찾는 팬들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을 보면 반가워해주시고, 늘 응원을 해주신다. 소극적 의미이기는 하지만, 부녀회 어머님들 역시 우리 선수들을 응원해주는 든든한 팬"이라고 말했다.

전북 현대는 '미래자원' 유소년팀 선수들도 사회공헌 활동에 나선다. 전북 관계자는 "영생고(유스팀) 선수들은 정기적으로 완주에 위치한 노인복지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청소, 빨래는 물론이고 어르신들 말동무도 돼 드린다. 지역 밀착 봉사인 동시에 선수들 교육에도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사진제공=울산 현대
'직관'만으로도 기부, 방식의 다각화

팬들과 함께하는 활동도 줄은 잇는다.


수원 삼성은 지난해 화성지킴이 활동을 했다. 선수와 팬이 함께 화성을 돌며 쓰레기를 줍는 활동이었다. 팬과의 소통 기회는 물론이고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에 힘을 보탰다.

FC서울은 소외계층에 축구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희망티켓 기부' 사회공헌 이벤트를 진행한다. 홈경기 관중이 5000명씩 늘어날 때마다 '티켓북'을 기부,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축구 경기 관전을 통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일회용컵 줄이기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일회용컵에 담아 판매하는 음료를 다회용컵에 대체 제공하는 것. 기부 활동에서 더 나아가 환경 지킴 운동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앞선 두 캠페인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의 후원을 받아 구단과 한국프로스포츠협회가 함께 진행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프로스포츠에서 사회공헌이 중요하다는 점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팬들의 응원을 받은 만큼 사회에 돌려드리는 것이 구단의 존재이유다. 하지만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K리그는 2013년을 '비욘드11' 정책을 통해 사회공헌 및 지역 밀착 활동을 더욱 독려했다.

물론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한 관계자는 "사회공헌 활동이 이전과 달라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과거에는 선수단 사이에서도 '왜 해야하느냐'며 이해하지 못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최근에는 감독님들이 먼저 독려하고 있다. 과도기에서 벗어나 정착돼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여전히 질보다는 양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보여주기식에서 벗어나 진정한 의미를 찾기까지는 아직 노력이 더 필요한 셈이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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