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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언저리에만 줘도 다들 알아서 해결해줘서 고맙죠."
9일 상주전은 그런 정승용의 활약이 정점을 찍은 날이었다. 이날 정승용은 2011년 프로데뷔 이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해 '도움 해트트릭'의 진기록을 달성했다. 전반 6분만에 상대 진영 우측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박스 안쪽으로 프리킥을 올렸다. 이는 자리를 잡고 기다리던 김지현의 머리 쪽으로 정확히 이어졌고, 김지현은 선 채로 방향만 바꿔 선제골을 넣었다.
이어 정승용은 전반 45분경에 두 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이번에는 첫 번째 도움 때와 반대편 지역에서 박스 안에 있던 베테랑 정조국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이 역시 정조국의 왼발 앞에 정확히 이어졌다. 정조국은 이 공을 왼발 원터치로 세운 뒤 시계 방향으로 빙글 돌며 반대편 골포스트를 겨냥해 강력한 왼발 슛으로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정승용의 크로스도 정확했지만, 정조국의 빼어난 개인기가 빛난 장면이다.
동북고를 졸업하고 2011년 K리그에 첫 발을 내디딘 정승용은 이로써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게 됐다. 그 기쁨과 성취감을 어디다 비교할 수 있을까. 경기 후 만난 정승용의 표정에는 만족감이 가득했다.
그러나 정승용은 이 값진 기록의 공을 모두 팀 동료들에게 돌렸다. 그는 "(도움 해트트릭은)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달성한 기록이다. 마지막 조재완의 골 상황은 공을 올려준 뒤 자세히 못 봤는데, 나중에 도움으로 기록됐다고 들었다"면서 "내가 잘 해서라기 보다는 요즘 우리 공격수들의 감각이 너무 좋은 덕분이다. 내가 그냥 언저리에만 줘도 다들 알아서 해결해준다. (골을 넣어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러한 정승용의 기량 만개 뒤에는 김병수 감독의 강한 '잔소리'도 있었다. 정승용은 "감독님이 훈련 때나 경기 때 많은 요구를 하신다. 그런데 사실 내가 말을 잘 듣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감독님의 말을 잘 들으려고 노력하다보니 배우는 점이 많다. 점점 더 좋은 선수로 발전하고 싶다"며 더욱 좋은 활약을 예고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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