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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많이 뛰면 부상 위험도가 올라가는 것일까.
최근 K리그1 대구FC가 위기다.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전력이 약해졌다. 여기저기서 팀 스쿼드가 얇은 대구가 주전 선수 위주로 힘겨운 일정을 소화하다 탈이 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진짜 대구 선수들은 많이 뛰었을까. 그게 부상에 영향을 미쳤을까. K리그 선수들이 얼마나 뛰고 있는지 자료를 통해 분석해봤다.
일단 주전급 선수들이 많이 뛴 팀들이 있다. 대구도 이에 당연히 포함된다. 올시즌 K리그1에서 선수 개인 총 출전시간(FA컵, ACL제외)을 보면 상위 30명(골키퍼 제외) 중 대구 선수가 5명이다. 김대원(14위·1590분), 김우석(15위·1578분), 홍정운(19위·1516분), 세징야(22위·1495분), 정승원(27위·1462분)이 랭크돼있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주 상무도 5명이고, 다른 팀들은 1~4명 정도가 30위 내에 포함됐다. 전체 1위는 FC서울의 황현수(1748분)다.
이렇게 따져보면, 대구 주전 선수들이 많이 뛴 건 맞아도, 다른 팀들과 비교해 특별히 더 뛰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바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대구를 제외한 상주와 서울, 성남, 포항은 리그와 FA컵 일정만 소화했고, ACL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하지만 대구는 시즌 개막 후부터 최근까지 ACL 예선 일정을 치렀다. 호주-일본-한국을 오가며 예선 6경기를 치렀다. ACL의 중요성을 감안, 거의 매 경기 베스트 멤버가 출전했다. 6경기 풀타임을 뛰었다고 하면 무려 540분이 더해진다. 타 팀에 비해 총 출전시간이 월등히 많아진다. 실제 김대원은 ACL 6경기에서 총 495분을 뛰었고, 리그까지 합치면 2085분의 엄청난 시간을 소화했다. 리그 1위인 황현수의 기록을 압도하는 수치다. 힘든 경기 일정에 많은 이동 거리까지, 대구 선수들의 체력은 더 고갈될 수밖에 없었다. 반면, ACL을 치르지 않는 팀들은 리그 중간중간 휴식과 회복 시간이 더 많이 부여됐다. 리그에서 같은 시간을 뛰었어도, 회복력에 있어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ACL의 영향은 경남FC를 보면 알 수 있다. 대구와 마찬가지로 ACL에 진출한 경남은 리그에서 1000분 이상 뛴 선수가 단 3명 뿐인데, 이는 관리가 잘된 게 아니라 무리한 일정으로 초반부터 선수들의 부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 룩과 조던 머치가 초반부터 부상으로 이탈했고, 또 다른 전력 핵심 쿠니모토도 쓰러졌다. 국내 선수들도 주전급들 중 최재수 배기종 김효기 배승진 김종필 이광선 등이 크고 작은 부상을 했었다. 그래서 주전급 선수들이 개인 출전 시간을 채우지 못한 경우다.
같이 ACL에 나갔던 전북 현대, 울산 현대와 비교하면 더 확실해진다. 이 두 팀도 ACL에 참가하고 똑같은 리그 일정을 치렀다. 물론, 이 팀들도 부상 선수가 있지만 대구와 경남만큼 치명적이지는 않았다. 이유는 스쿼드 차이다. 시민구단인 대구와 경남은 주전 선수들이 뛸 경우 다른 팀과 비교해 크게 밀리지 않지만, 백업 멤버가 약하다. 그래서 주전 선수 의존도가 심해진다.
반면, 백업 선수도 타 팀에 가면 주전으로 뛸 수 있는 전북과 울산은 로테이션을 돌리며 선수 체력 관리를 해줬다. 울산은 골키퍼 제외 1000분 이상을 뛴 선수가 6명에 그친다. 가장 많이 뛴 선수가 수비수 김태환으로 1368분을 뛰었는데, 김태환이 대구에 있었다면 출전 시간 7위다. 대구는 1450분 이상을 뛴 선수만 5명이다. 전북도 리그 1000분 이상 출전 선수가 6명으로 관리가 잘됐다. 홍정호가 1591분으로 가장 많이 뛰었다.
결론적으로 대구의 주전선수들은 타 팀에 비해 분명히 많은 시간을 뛰었다. 이 많은 출전시간은 부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대구의 전력보강이 무엇보다 시급한 이유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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