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너무 큰 욕심을 부렸던 걸까.
FA컵에 '올인'을 선언했다고 하기에 애매한 라인업을 들고온 강원이었다. 선발로 출전한 베스트11 선수 중 주전급 선수는 수비수 이호인, 미드필더 오범석 윤석영 김현욱 정도가 다였다. 나머지는 리그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들로 꾸려졌다. 교체 명단도 마찬가지. 선발은 아니더라도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풀어줄 수 있는 베테랑 선수들이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전원 경험이 없는 젊은 선수들로 구성했다. 다분히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FC서울과의 원정 경기를 계산한 듯한 라인업이었다. 최근 리그 2연승 신바람. 코레일전만 잘 넘기면, 주축 선수들로 서울과 맞붙어 상위권 다툼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하지만 강원이 만만히 보기에 코레일은 너무 강했다. 이미 K리그 팀인 울산 현대와 서울 이랜드를 꺾으며 8강에 진출했다. 특히 강호 울산을 이겼다는 것에서 경계를 해야 했었다.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온 대전의 조직력은 K리그 팀 저리가라 할 정도로 치밀했다. 공-수 모두 나무랄 데 없었다. 특히 최전방과 중원을 오가며 공격을 풀어주는 주장 김정주의 실력이 대단했다. 프로 무대에서도 보기 힘든 현란한 발기술로 강원 선수들을 벗겨냈다.
전반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이 보였다. 코레일이 강원을 압도했다. 골만 나오지 않았을 뿐, 크게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다 결국 후반 선제골이 코레일에서 터졌다. 중원 혼전 상황에서 코레일쪽으로 흐른 공. 오른쪽 측면에 있던 김정주에게 갔다. 김정주가 치고 나가다 골문쪽으로 뛰는 이근원을 봤고,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김정주가 배달했다. 후반 시작 때 교체돼 들어온 이근원이 침착하게 발을 갖다 대 골로 연결됐다.
강원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후반 교체 카드를 사용했지만, 강지훈 김경우 등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다급한 상황에서 경기를 풀어내는 힘이 부족했다. 강원은 마지막까지 동점골을 노렸지만 코레일 골키퍼 임형근의 선방에 막혀 울어야 했다.
코레일은 경기 추가 시간 쐐기골까지 만들었다. 강원이 동점을 만들기 위해 극단적으로 공격에 무게를 둔 틈을 타, 수비진에서 상대 진영으로 한 번에 롱패스가 넘어갔고 이를 이관표가 달려들어 골로 연결시켰다. 프로팀 강원을 잡은 코레일은 환호했다. 8강에 진출해 이미 자신들의 FA컵 역대 최고 성적인 16강을 넘어 섰었다. 그리고 그 새 기록을 4강으로 바꿨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