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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사키가 사랑하는 GK'정성룡"올시즌 울산,위협적인 팀"[현장인터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9-04-24 11:00



"성~룡! 성~룡!"

23일 밤, 일본 가와사키 도도로키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H조 4차전 가와사키 프론탈레-울산 현대전(2대2무), 장내 아나운서가 '1번 수문장' 정성룡을 호명하자 가와사키 홈 팬들이 한목소리로 정성룡의 이름을 연호했다.




'J리그 디펜딩챔피언' 가와사키의 수문장 정성룡이 팬들에게 얼마나 사랑받는 선수인지는 경기장 곳곳에서 드러났다. 가와사키는 이날 울산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매치데이 공식 매거진의 커버모델로 정성룡을 내세웠다. 2016년 수원 삼성을 떠나 가와사키 유니폼을 입은 정성룡은 4년째 가와사키의 골문을 굳게 지키고 있다. 2017, 2018시즌 가와사키의 J리그 2연패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팬들의 신뢰는 절대적이다. 유니폼, 머플러 등 판매 현장에서도 정성룡의 인기가 실감됐다. 이날 도도로키스타디움 내에 설치된 팬숍에선 '1번' 정성룡 머플러가 순식간에 매진됐다. 판매 직원이 '준비중' 스티커를 붙였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이날 경기는 혈투였다. 지난 10일 울산 원정에서 0대1로 패하며 승점 3점, 조3위로 밀린 가와사키가 홈에서 배수진을 쳤다. 울산은 전반 8분만에 고바야시 유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17분 박용우, 전반 21분 주니오의 연속골이 터지며 역전에 성공했으나 후반 37분 치넨 케이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가와사키의 파상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내며 2대2로 비겼다. 2위 상하이 상강과 최하위 시드니FC가 2대2로 비기면서, 울산은 2승2무(승점 8)로 조1위, 가와사키는 1승1무2패(승점 4)로 조3위를 유지했다. 68%의 점유율, 21개의 슈팅(유효슈팅 4개)에도 불구하고 안방에서 승리를 놓친 가와사키, 2-1로 역전한 후 후반 37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한 울산, 양팀 모두에게 아쉬운 경기였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정성룡은 환한 미소로 한국 취재진을 반겼다. 첫 한마디는 "재역전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였다. 홈에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한 것을 못내 아쉬워 했다. "감독님께서 다음 경기가 있다고 하셨다. 포기하지 않고 잘 준비하겠다. 일단 예선통과가 목표"라고 했다. 이날 가와사키는 'J리그 챔피언'다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90분 내내 볼을 소유하고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세를 이어갔다. 울산 원정 때와는 달랐다. 김도훈 감독 역시 "가와사키는 볼 소유를 통해 상대를 무너뜨린다. 그래도 결과를 갖고 올 수 있었던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K리그도 패싱게임을 하려고 하는데 좀더 따라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가와사키 축구에 대해 정성룡은 "원래 오늘처럼 공격적인 축구, 패스축구를 한다"면서 "오늘은 홈에서 하는 만큼 더 공격적으로 나섰다. 원정 때와 멤버도 달랐다. 우리다운 플레이가 더 많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시즌 다시 만난 울산은 어땠을까. 정성룡은 "K리그 1-2위를 다투는 팀인 만큼 역시 좋은 팀이다. 선수층도 든든하고 수비도 두텁다. 위협적인 팀"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가와사키의 성숙한 응원 문화는 인상적이었다. 경기 2~3시간 전부터 경기장은 온통 축제였다. 선수단 버스가 도착하자 팬들은 원정팀, 홈 팀에 똑같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일본 취재진도 기자회견에서 최선을 다한 '적장' 김도훈 감독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J리그 응원 문화에 대한 질문에 정성룡은 "오늘은 평일이라 9000여 명 정도 왔는데 주말엔 2배 이상의 팬들이 온다. 언제나 똑같이 홈팀, 원정팀에게 박수를 쳐준다. 비기거나 질 때도, 비 오는 날에도 끝까지 응원해주신다. 경기장 안팎에서 구단과 선수들도 자발적으로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많이 열고 있다"고 소개했다. '1번 머플러' 매진 소식을 전하자 정성룡은 "정말요?"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가와사키 팬들은 저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을 그렇게 응원하고 사랑해주신다"며 웃었다.

가와사키가 사랑하는 골키퍼, 정성룡은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뜻을 분명히 했다. "해외에 와서 J리그 우승도 해보고, 베스트11도 경험했다. 앞으로도 ACL 등을 통해 선수로서 못해본 일들에 더 많이 도전해보고 싶다."
가와사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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