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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염기훈의 회한 "시간 되돌리고 싶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8-12-31 05:55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아유~! 많이 춥죠? 그래도 논산은 괜찮네요!"

힘찬 염기훈(35·수원)의 목소리. 고향땅 충남 논산에서 가족들과 휴식을 취하고 있다. "시즌 중엔 가족들과 보낼 시간이 없다. 비시즌 때 함께 여행도 가고 놀기도 해야 한다." 수화기 너머로도 전해지는 밝은 기운. 속내는 조금 다르다. 가족과 웃고 있어도 마음 속에 맴도는 생각. 바로 소속팀 수원 삼성의 2018년. "참 아프고 힘들었다. 모두가 그랬다."

수원은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 6위에 그쳤다. 지난 시즌 3위에서 무려 세 계단 내려왔다. 컵대회서도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FA컵 모두 4강에서 고개를 떨궜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혼란도 있었다. 서정원 감독이 지난 8월 자진 사퇴했다가 2개월 뒤 복귀했다. 그리고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났다. 추락한 성적, 불안한 구단, 답답한 운영. 팬들의 실망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우리도 힘들었지만, 지켜보는 팬들의 아픔이 더 컸을거라 생각한다. 정말 죄송하고 또 죄송할 따름이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타임머신만 있다면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 딱 두 장면을 꼽았다. 5월 9일 울산과의 ACL 16강 1차전, 그리고 10월 24일 가시마 앤틀러스와의 ACL 4강 2차전. 염기훈은 "ACL 16강 1차전 울산전에서 내가 갈비뼈를 다쳤다. 개인적으론 러시아월드컵 출전 기회를 날렸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팀 전력에 타격을 줬고, 팬들께도 걱정을 끼쳤던 일이다. 더 집중하고, 주의했다면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어 "ACL 4강 2차전 가시마전으로도 돌아가고 싶다. 우리가 3-1까지 앞섰는데 무너졌다. 이 때 모든 선수들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어했다"면서도 "이를 지켜보는 팬들의 실망도 당연히 컸을 것"이라고 나직히 말했다. 수원은 1차전 가시마 원정서 2대3으로 패한 뒤 홈에서 3-1로 앞서며 결승행에 근접했으나, 내리 2실점을 헌납해 최종 스코어 5대6으로 무릎을 꿇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말이 두 장면이지, 지나온 모든 순간들이 아쉽다. 개인기록부터 못마땅하다. 2017년 리그 38경기 6골-11도움 기록했던 염기훈이다. 2018년엔 6골-4도움에 그쳤다. 자신이 더 잘 했다면 서정원 전 감독도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내심 자책하는 염기훈이다. 그는 유독 서 전 감독을 믿고 따랐다. "오히려 (서정원)감독님께서 항상 '미안하다, 미안하다' 하신다. 그 말에 더 가슴 아프다."

한탄은 이제 그만, 염기훈이 다시 고개를 든다. 2018년이 가면 2019년이 온다. 수원엔 이임생 감독이 왔다. 새로운 시작이다. 염기훈은 "(이임생 감독은)확실한 철학을 지닌 분이라고 들었다. 감독님을 중심으로 더 강한 팀, 더 멋진 수원을 만들어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되찾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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