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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중요한 경기다."
이유가 있었다. 이날 경기는 올 시즌 리그 마지막 경기이자 160번째 동해안 더비였다. K리그에서 역사가 가장 긴 라이벌전. 자존심이 걸린 문제였다. 승리가 간절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울산은 5일과 8일, 대구와 홈 앤드 어웨이 형식으로 FA컵 결승을 치른다. 우승컵은 물론이고 2019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직행권이 걸린 중요한 대회다. 울산은 올 시즌 리그 3위를 확보하며 일찌감치 ACL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FA컵에서 우승한다면 직행할 수 있게 된다.
울산은 최근 3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승리가 절실했다. 김 감독의 카드는 신구조화였다. 이날 경기에는 이근호 박주호 등 베테랑이 포진했다. 부상으로 한동안 뛰지 못했던 이종호도 경기력 점검을 위해 투입됐다. 이창용 역시 선발 기회를 부여받았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초반 분위기는 포항이 조금 더 좋았다. 울산은 포항의 밀집수비에 막혀 우왕좌왕했다.
울산은 김인성 이근호 등 발 빠른 선수를 앞세워 맞불을 놨다. 선제골 역시 울산의 몫이었다. 울산은 전반 30분 왼쪽에서 정동호가 올린 크로스를 이근호가 뒤에서 달려 들어오며 골로 연결했다. 울산아 1-0으로 리드를 잡았다. 포항은 9분 뒤 이진현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이진현은 울산의 골키퍼가 놓친 공을 골로 완성했다. 두 팀은 1-1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울산이 매서운 득점포를 가동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울산은 경기가 1-1로 팽팽하던 후반 27분 프리킥 상황에서 이창용이 헤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분위기를 탄 울산은 4분 뒤 주니오의 깜짝골로 쐐기를 박았다. 비록 후반 39분 박용우가 포항 문전에서 강한 슬라이딩으로 퇴장을 당했지만,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하며 3대1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승리로 울산은 김 감독이 바라던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자존심과 실리. 특히 이날 승리로 경기력을 끌어 올린 것은 물론이고 분위기까지 잡으며 FA컵 우승 사냥에 나서게 됐다.
포항=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