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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보여준 수비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모로코의 파상공세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또 행운의 막판 자책골까지 겹쳐 승점 3점을 따왔다. 아시아 팀의 월드컵 본선 무승 행진을 이란이 깨트렸다. 이란은 전날 러시아에 5골차 대패한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완전히 달랐다.
이란은 이번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10경기서 단 2실점했다. 4년전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상대로도 끝까지 잘 버티다가 후반 추가시간에 한방을 맞고 0대1로 졌다.
이란의 수비는 탄탄한 반면 공격은 아쉬움이 남았다. 역습 상황에서 공격 가담이 너무 적었다. 수비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다보니 공격으로의 빠른 전환이 완벽하게 마무리 되지 않았다. 다행히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프리킥한 게 부하두즈의 자책골로 이어져 승리까지 따냈다.
이란(FIFA랭킹 37위)과 모로코(41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서 맞대결했다. 상대 자책골로 1대0으로 비겼다. 승점 점3점을 가져왔다.
이란은 3-4-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최전방에 아미리-아즈문-자한바크시를, 2선에 쇼자에이-하지사피-에브라히미-안사리파드를 배치했다. 스리백은 폴라리간지-체시미-레자이안. 골문은 베이란반드가 지켰다.
모로코도 3-4-3 전형으로 맞대응했다. 최전방에는 벨한다-엘카아비-암라밧이 섰다. 중원에는 하릿-엘아흐마디-지예흐-보수파, 스리백은 사이스-베나티아-하키미가 맡았다. 수문장은 엘카주이다.
똑같은 전형으로 나왔지만 이란은 수비, 모로코가 공격을 주도했다. 모로코는 경기 초반부터 공세로 몰아붙였다. 좌우 윙백이 상당히 공격적으로 올라와 가담했다. 이란 수비를 긴장시키는 위험한 장면을 몇 차례 만들었다. 전반 8분 엘카아비의 왼발슛이 이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전반 18분 이란 골문 앞 혼전 상황에 아찔했다. 이란 골키퍼와 수비수들이 육탄방어를 펼쳤다. 모로코는 베나티아의 슈팅이 막혀 땅을 쳤다. 하릿의 전반 30분 오른발 슈팅도 골키퍼 정면으로 갔다.
이란은 전원 수비로 모로코의 파상공세를 계속 막았다. 간혹 볼을 빼앗아 빠른 역습으로 연결했지만 득점으로 연결하기에는 마지막 볼터치가 둔탁했다. 전반 막판 역습에서 아즈문의 슈팅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이란이 전반에 기록한 슈팅은 8개였다. 유효슈팅은 2개. 모로코의 슈팅은 8개였고 유효슈팅은 2개. 이란은 모로코에 골을 내주지 않았다. 모로코은 이란이 '선 수비 후 역습'으로 나오자 포백(4-2-3-1)으로 전형을 바꾸었다.
모로코는 초반 공세에서 득점하지 못하면서 힘이 빠져갔다. 후반 초반 상황도 계속 비슷한 흐름으로 이어졌다. 공격의 빈도는 모로코가 더 많았다. 하지만 날카로움이 경기 초반과는 확연히 달랐다. 이란은 스리백을 넘어 파이브백(5백)으로 단단히 걸어잠갔다.
먼저 이란이 후반 23분 쇼자에이 대신 타레미를 투입했다. 또 후반 24분 에브라미 대신 몬자제리를 넣었다.
모로코도 대응했다. 암라밧 대신 S. 암라밧을, 엘카아비 대신 부하두즈를 넣었다.
두 팀은 실점없이 한방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후반 추가시간, 선수들의 신경전에 양쪽 벤치까지 가세했다. 모로코 레나르드 감독과 케이로스 감독이 나와 잠깐 설전을 펼쳤다. 승부는 경기종료 1분을 남기고 나왔다. 부하두즈의 헤딩 자책골이 터지면서 이란이 웃었다. 모로코는 고개를 떨궜다.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