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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허스트파크(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선수들을 못 믿는 걸까. 아니면 선수들을 너무 잘 믿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능력이 없는걸까.
축구는 경기 내내 흐름이 바뀐다. 경기장 안 선수들은 흐름의 변화를 잘 알지 못한다. 흐름을 읽고 자신의 것으로 가져오게 하는 것. 감독의 일이다. 조제 무리뉴 맨유 감독은 흐름을 읽었다. 2-1이었던 후반 22분 애슐리 영과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불러들였다. 후안 마타와 루크 쇼를 투입했다. 흐름을 계속 잡아 나갔다.
그 사이 호지슨 감독은 움직임이 없었다. 선수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서라도, 아니면 맨유의 상승세를 끊기 위해서라도 변화가 필요했다. 그러나 호지슨 감독은 움직이지 않았다. 올 시즌 호지슨 감독은 교체 카드 3장을 다 써본 적이 거의 없다. 1장이나 2장 정도만 썼다. 변화에 가장 무딘 감독이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크리스탈팰리스는 맨유쪽으로 크게 기울어진 흐름을 깨는데 실패했다. 맨유에게 계속 끌려다녔다. 후반 31분 로멜로 루카쿠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경기 후 호지슨 감독은 엄한 소리만 했다. 그는 "상대에게는 루카쿠, 산체스, 린가드, 래시포드 등 엄청난 공격수들이 있었다. 수비적일 수 밖에 없었다"고 변명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우리 선수들의 노력이 자랑스럽다"는 동떨어진 이야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