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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의 EPL현장분석]팰리스, 맨유전 허망한 패배 이유는 호지슨 감독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8-03-06 09:30


ⓒAFPBBNews = News1

[셀허스트파크(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선수들을 못 믿는 걸까. 아니면 선수들을 너무 잘 믿는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능력이 없는걸까.

크리스탈팰리스는 5일 영국 런던 셀허스트파크에서 열린 맨유와의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홈경기에서 2대3으로 졌다. 2골을 먼저 집어넣었다. 그리고 2골을 내줬다. 2-2로 맞서던 후반 추가시간 맨유 네마냐 마티치에게 극장골을 얻어맞았다. 크리스탈팰리스는 다잡은 승리를 허무하게 놓쳤다. 패인은 단 하나. 로이 호지슨 감독이었다. 그의 아둔한 고집이 경기를 망쳐버렸다.

이날 크리스탈팰리스의 초반은 좋았다. 스피드있는 직선축구로 나섰다. 장신 스트라이커인 벤테케와 솔로스 투톱을 세웠다. 머리에 떨궈주는 볼을 적극 활용했다. 그리고 좌우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이 나왔다. 단조로웠지만 스피드가 있었다. 위협적이었다. 크리스탈팰리스의 빠른 공격에 맨유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2골을 허무하게 내줬다.

축구는 경기 내내 흐름이 바뀐다. 경기장 안 선수들은 흐름의 변화를 잘 알지 못한다. 흐름을 읽고 자신의 것으로 가져오게 하는 것. 감독의 일이다. 조제 무리뉴 맨유 감독은 흐름을 읽었다. 2-1이었던 후반 22분 애슐리 영과 안토니오 발렌시아를 불러들였다. 후안 마타와 루크 쇼를 투입했다. 흐름을 계속 잡아 나갔다.

그 사이 호지슨 감독은 움직임이 없었다. 선수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서라도, 아니면 맨유의 상승세를 끊기 위해서라도 변화가 필요했다. 그러나 호지슨 감독은 움직이지 않았다. 올 시즌 호지슨 감독은 교체 카드 3장을 다 써본 적이 거의 없다. 1장이나 2장 정도만 썼다. 변화에 가장 무딘 감독이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크리스탈팰리스는 맨유쪽으로 크게 기울어진 흐름을 깨는데 실패했다. 맨유에게 계속 끌려다녔다. 후반 31분 로멜로 루카쿠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호지슨 감독은 그제서야 선수를 교체했다. 의미없는 교체였다. 남은 시간 막아내서 무승부라도 거두겠다는 의도가 명백했다. 크리스탈팰리스는 뒷걸음질쳤다. 결국 마티치에게 결승골을 내줬다. 크리스탈팰리스 선수들은 고개를 푹 숙인채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이청용도 그 사이에 있었다. 벤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호지슨 감독의 우유부단 때문에 뛰지 못했다. 90분 내내 몸만 풀다 들어갔다.

경기 후 호지슨 감독은 엄한 소리만 했다. 그는 "상대에게는 루카쿠, 산체스, 린가드, 래시포드 등 엄청난 공격수들이 있었다. 수비적일 수 밖에 없었다"고 변명했다. 그러면서 "그래도 우리 선수들의 노력이 자랑스럽다"는 동떨어진 이야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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