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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부족할 때 투입돼서 킥을 받아 뭘 하려는 플레이는 사실 어렵다. 전체적으로 전술에 맞춰서 (골을)만들어 가야 한다."
그동안 김신욱은 큰 키(1m96)의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선수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전임 슈틸리케 감독 체제에서는 후반 급할 때 주로 조커로 기용돼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자 팬들의 비판도 적지 않았다.
김신욱이 인간적으로 겪었던 마음고생을 가히 짐작할 만했다. 그래서일까. 이번 신태용호 소집을 맞아 '급한 불 진화용' 반쪽 선수로 남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나만의 옵션이 있다. 그 색깔을 잘 보여드리는 경기를 하고 싶다. 이것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 동료 선수들가 합심해서 풀어야 한다."
김신욱은 골에 그치지 않았다. 19분에는 이재성의 역전골을 도왔다. 수비라인에서 롱볼이 기습적으로 투입됐다. 약속된 플레이였다. 김신욱은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며 문전으로 위치를 선점했고 큰 키를 이용해 헤딩으로 떨궈줬다. 자로 잰 듯한 패스였다. 이에 측면에서 쇄도하던 이재성이 왼발 대각선 슈팅으로 통렬하게 마무리했다. 이 역시 김신욱이 희망했던 대로 전술에 맞춰, 동료 선수들과 힘을 합쳐 만든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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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감독은 이날 해외파가 빠진 한국축구에 김신욱 원톱 카드를 실험했다. 이근호가 부상으로 결장한 터라 김신욱에게 거는 기대가 컸다. 김신욱을 중심으로 염기훈(수원 삼성) 이명주(FC서울) 이재성(전북 현대)에게 2선을, 중원은 주세종(FC서울) 정우영(충칭 리판)에게 맡겼다. 김신욱으로서도 국내파 위주의 신태용호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신 감독의 김신욱 선발 원톱 카드는 성공적이었다. 김신욱의 높이가 부담스러운 중국은 김신욱에게 수비 숫자를 집중해야 했다. 이 덕분에 이재성과 염기훈이 공을 소유하는데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김신욱은 우월한 신체조건을 앞세워 상대의 집중 마크를 버텨내며 상-하, 좌-우 활발하게 움직였다. 그만큼 공간 확보도 많아졌다. 공격포인트 외에도 보이지 않는 김신욱 효과였다.
신태용호가 이날 중국전에서 2대2로 비기는 과정에서 측면 수비의 불안, 체력 관리의 실패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그런 가운데 김진욱의 가능성 발견은 적지 않은 소득이자, 위안거리였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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