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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인께 마지막 절을 올리고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조 감독의 가족, 친척을 비롯해 지인, 동료, 축구계 선후배 등 100여명이 자리해 고인을 배웅했다. 부산 선수단 전원도 스승의 마지막 길을 뒤따랐다. 대부분 침통한 표정이었고 눈물을 보이는 선수들도 더러 있었다. 조 감독과 경희대 동기생인 박건하 전 서울 이랜드 감독은 연신 눈물을 훔쳤고, 현역시절부터 고인과 같한 사이였던 최용수 전 서울 감독 역시 침통한 표정으로 운구 행렬을 뒤따랐다.
가족들에겐 여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 조 감독의 두 자녀는 좀처럼 아버지의 빈자리가 믿겨지지 않는 등 해맑게 웃고 있는 영정 사진을 응시하다 절을 올렸다. 밤새 빈소를 지키다 눈물마저 말라버린 조 감독의 아내는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다 남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통곡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부산 공격수로 조 감독의 신임이 같했던 이정협 고경민이 선두에서 상여를 운구했다. 고개를 푹 숙인 그들의 눈가에는 굵은 눈물이 고여 있었다.
최용수 감독, 박건하 감독 등 조 감독의 동기들은 뜬눈으로 밤을 새며 친구의 마지막 길을 함께 했다. 최용수 감독은 "불과 며칠 전 문자메시지로 '한번 웃어보라'며 농을 걸었던 친구가 (조)진호"라며 "누구보다 순수했고 맑은 친구가 떠난다는게 난 여전히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황선홍 감독은 "조 감독이 유명을 달리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마음을 가누기 힘들더라"며 한숨만 내쉬었다. 박경훈 감독은 "그렇게 밝은 표정을 짓고 자신감이 넘쳤던 친구가 마음 속으로 얼마나 큰 짐을 지고 있었을지 짐작하기조차 힘들다"며 "부담은 승부의 세계를 사는 지도자들이 짊어져야 할 숙명이지만 너무 가혹한 것도 사실"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1994년 미국월드컵 등 현역시절 고인과 대표팀에서 동고동락했던 홍명보 전 감독은 시종일관 침통한 표정을 지은 채 말을 잇지 못했다. 각계 인사들은 새벽까지 자리를 뜨지 못한 채 고인의 빈자리를 아쉬워했다.
고인의 유해는 유족들의 뜻에 따라 김해에서 화장(火葬)을 마친 뒤 경기도 광주의 추모공원에 안치될 예정이다.
양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