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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에서 무려 세 포지션을 소화했다. 하지만 손흥민(토트넘)의 3단 변신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또 한번 웸블리 징크스에 울었다.
하지만 윙백은 손흥민에게 아픔이었다. 손흥민은 4월 23일 웸블리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6~2017시즌 FA컵 4강전에서 왼쪽 윙백으로 나섰다. 낯선 포지션에서 그는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리고는 전반 41분 무리한 슬라이딩태클을 했다. 빅토르 모제스의 시뮬레이션 액션까지 겹쳤다. 페널티킥을 내줬다. 토트넘은 2대4로 졌다. 윙백 손흥민을 포체티노 감독의 완벽한 실수였다.
그로부터 5개월. 손흥민은 다시 윙백에 자리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수비를 위한 윙백이 아닌 공격을 위한 윙백이었다. 얀 베르통언이 뒤를 받쳐주며 수비 보다는 공격에 집중 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왼쪽에서 계속 공격적으로 나섰다. 뒤쪽에 위치해 있었지만 과감하게 전진했다. 중앙에서 2대1 패스를 통해 활로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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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28분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불러들였다. 윙백과 윙, 최전방까지 뛰며 체력을 소진했다. 요렌테를 집어넣었다. 게다가 이날은 손흥민이 처음으로 붕대를 풀고 뛴 경기였다. 토트넘 관중들을 손흥민에게 박수를 보냈다. 가장 빛나는 활약을 펼쳤다는 뜻이었다. 경기 후 영국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도 손흥민에게 팀내 최고 평점인 7.5점을 줬다. 손흥민은 "감독님이 더 공격적으로 하려는 의지를 보였고, 실제로 윙백 자리 보다는 윙 자리에서 공격적으로 나섰다. 경기내용이 좋았지만 승점 3점을 가져가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손흥민의 활약에도 토트넘은 또 한번 웸블리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0대0으로 비겼다. 토트넘은 무려 75%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슈팅은 26개나 됐다. 하지만 결과는 무승부였다. 토트넘은 올 시즌 리그에서 아직 홈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2무1패. 지난 시즌 18번의 홈경기에서 17승1무를 거뒀다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 대조적인 성적이다. 토트넘은 화이트하트레인을 떠나 올 시즌부터 웸블리스타디움에서 홈경기를 치르고 있다. 지난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를 웸블리에서 치르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토트넘은 올 시즌에도 이 달갑지 않은 징크스를 이어가고 있다. 포체티노 감독은 "시즌 내내 웸블리 징크스를 말할텐가"라며 선을 그엇지만, 경기력은 나쁘지 않기에 더 기분 나쁜 징크스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