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길은 없다.
물러날 곳은 없다. 상대 역시 사즉생의 각오로 덤빈다. 하지만 답은 있다. 우즈벡을 꼭 잡을 수 있는 비책, 3가지를 공개한다.
|
최철순(전북)이 경고누적으로 빠지며 일부 변화가 불가피하지만, 큰 틀에서 수비진을 흔들지 않아야 한다. 일각에서 스리백 전환도 이야기하지만, 우즈벡은 철저하게 원톱을 쓰는 팀이다. 공격에 가담하는 숫자 역시 많지 않다. 무리하게 수비숫자를 늘릴 필요가 없다.
이란전을 준비하면서부터 공을 들인 포백을 유지하는게 최선이다. 수비진은 경기를 치를수록 호흡이 좋아진다. 특히 중앙 수비는 김영권(광저우 헝다)-김민재(전북) 조합으로 그대로 갈 필요가 있다. 김영권이 빌드업에서 다소 문제를 드러냈지만, 둘 사이 호흡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어쨌든 이란을 무실점으로 묶은 듀오다. 오른쪽이 문제이긴 하지만, 무리하게 장현수(FC도쿄)나 김기희(상하이 선화)의 포지션을 바꾸는 것보다 전문 풀백을 믿는 것이 현실적이면서도 안정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
2. 후반에 승부를 걸어라
제파로프, 게인리히, 하이다로프, 비크마에프, 이스마일로프 등, 2000년대 초중반 등장한 이들은 우즈벡을 아시아 정상권으로 이끌며 '황금세대'로 불렸다. 한국에 한골차로 뒤지며 아쉽게 본선행에 실패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예선이 이들의 최전성기였다.
하지만 이들도 어느덧 서른줄에 접어들었다. 제파로프는 벌써 35세다. 이들은 여전히 우즈벡의 핵심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문제는 노쇠화가 눈에 띄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최종예선 성적표가 말해준다. 우즈벡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7골을 내줬다. 이 중 4골을 후반 35분 이후에 허용했다. 지난해 11월15일 있었던 한국과의 경기가 대표적이다. 우즈벡은 전반 25분 비크마에프의 골로 앞서나갔지만, 후반 22분 남태희의 동점골에 이어 후반 40분 구자철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뿐만 아니다. 3월23일 시리아 원정에서는 후반 추가시간 오마르 크리빈에게 결승골(0대1 우즈벡 패)을 내줬고, 6월13일 이란 원정에서도 0-1로 끌려가던 후반 43분 타레미에게 쐐기골을 허용했다. 8월31일 중국전에서도 후반 39분 허용한 가오린의 페널티킥 결승골(0대1)로 무릎을 꿇었다.
지금까지 분위기만 보면 한국은 이번 우즈벡전 역시 신중한 분위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승리를 위해서는 승부수를 띄워야 한다. 한국이 승부를 걸어야 할 타이밍은 바로 후반 중반 이후다.
|
그렇다면 어떻게 후반 승부수를 띄울 것인가.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일까. '손샤인' 손흥민(토트넘) 카드의 조커 활용에 답이 있다.
손흥민은 지난 이란전에서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확실히 팔부상으로 프리시즌을 제대로 보내지 못한 여파가 컸다. 몸상태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경기 운영 능력이 좋지 않았다. 좀처럼 연계를 하지 못하며 드리블 일변도의 플레이를 펼쳤다. 당연히 공격 템포도 잡아먹었다.
손흥민은 누가 뭐래도 우리 대표팀에서 가장 파괴적인 선수다. 스피드, 개인기, 슈팅력을 두루 갖춰 혼자 힘으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다. 신 감독 역시 이를 기대하고 이란전 선발명단에 손흥민을 포함시켰다. 하지만 지금 컨디션으로는 쉽지 않다. 전반부터 상대와 부딪혀간다면 손흥민의 장점을 완전히 뽑아내기 힘들다.
신 감독은 이번 경기 역시 '무실점'을 강조했다. 수비 중심의 축구를 펼칠 것이 유력하다. 아무래도 3선에 포진한 수비형 미드필더가 내려설 수 밖에 없다. 3선의 지원이 끊긴 상태에서 패싱게임을 앞세운 신태용식 공격축구를 펼치기는 어렵다. 결국 공격수들이 혼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역시 개인 역량이 중요해질 수 밖에 없다. 이 형태의 공격법에서 가장 믿음직한 공격수는 역시 손흥민이다. 그리고 손흥민을 완벽히 활용하는 최선의 방법은 바로 후반 승부처에서의 조커 투입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