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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닿는 한, 유니폼 벗는 날까지…" 어느덧 37살, '11년 연속 대기록' 양현종은 포기하지 않는다

김민경 기자

기사입력 2025-01-30 12:42


"힘닿는 한, 유니폼 벗는 날까지…" 어느덧 37살, '11년 연속 대기…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으로 출국했다. 양현종이 인터뷰하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2/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내가 힘닿는 한,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는 이닝에 대한 욕심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대투수' KIA 타이거즈 양현종은 올해로 나이 37살이 됐다. 양현종은 여전히 KIA와 한국을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제는 어깨 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나이가 된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이범호 KIA 감독이 지난해부터 양현종의 이닝을 관리해 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 이유다.

이 감독은 1차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미국 어바인으로 떠나면서 "우선 (양)현종이를 쉬어 주는 타이밍은 (이)의리가 돌아오는 타이밍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니면 현종이가 체력적으로 조금 힘든 타이밍이 보면 한 번 정도는 6월 전에 빼줄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워낙 성실하고 자기 관리를 잘하면서 운동을 하는 친구라 내 생각에는 6월까지는 체력적으로 부침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6월까지는 그냥 로테이션을 돌리면서 7~8월 여름 넘어가는 시점에 의리가 들어올 수 있으니까. 그 시점에 현종이나 (윤)영철이, 마지막 5선발이 됐든 돌아가면서 한번씩 쉬게 할 생각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현종에게 이닝은 자부심이자 자존심이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KBO 역대 최초로 10년 연속 170이닝 대기록을 작성했다. 양현종은 올해 11년 연속 170이닝 달성을 목표로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양현종은 통산 2503⅔이닝으로 현역 선수 가운데 압도적 1위다. 역대 1위 송진우(3003이닝)에 이어 역대 2번째로 2500이닝 고지를 밟았다. 3000이닝을 돌파하고 송진우를 뛰어넘기 위해서라도 양현종은 지금 적당히 타협할 수가 없다.

양현종은 170이닝 조절과 관련해 "작년부터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고, 기사를 통해서 듣기도 했다. 감독님께서 그만큼 나를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갈 수 있게 배려해 주신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절대 거절할 이유가 없고, 또 우리 팀에 이의리 선수도 나중에 복귀한다. 어린 선수들도 지금 워낙 작년부터 좋은 성적을 거둬서 내 욕심보다는 조금 나도 최대한 이닝을 조금 줄이더라도 좋은 공을 던지려고 생각은 하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힘닿는 한, 유니폼 벗는 날까지…" 어느덧 37살, '11년 연속 대기…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KIA 양현종이 역투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4.10.28/

"힘닿는 한, 유니폼 벗는 날까지…" 어느덧 37살, '11년 연속 대기…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에서 훈련하는 양현종(오른쪽 끝).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컨디션 조절이 곧 170이닝 도전 포기를 뜻하진 않는다. 양현종은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닝을 아예 잘라서 정하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 것 같다. 내 힘이 닿는 데까지 유니폼을 벗는 날까지는 이닝 욕심은 변하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감독님의 선택과 관련해서는 크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진 않는다. 시즌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항상 많이 던지고 싶고 오랫동안 마운드에 서 있는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게 내 목표"라며 개인의 도전을 이어 가되 팀의 구상에서 벗어나는 욕심은 부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KIA는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하고 올해 2년 연속 우승을 목표로 담금질을 시작했다. KIA는 올해 1강으로 분류될 정도로 리그 최고의 전력을 자랑한다. 외국인 원투펀치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를 향한 기대가 크고,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을 자랑하는 패트릭 위즈덤은 KIA 강타선을 더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양현종은 "작년 기억은 최대한 좋은 기억으로만 남기고, 이 기억을 계속 마음에 담아두기에는 우리가 올 시즌을 치르는 데 그렇게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작년에 좋은 경험은 작년으로 끝난 것 같다. 올 시즌 우리가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해야 하기에 지난해는 그냥 좋은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 올 시즌에 또다시 9개 구단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매번 이기는 경기를 보여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베테랑인 만큼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려 개막에 맞추려 한다. 양현종은 어바인으로 출국하면서 "다른 선수들은 아카데미를 가는 등 지금 공을 던지면서 몸을 만들고 있지만, 나는 아직 공을 던지지 않고 있다. 캠프에 가서 첫날부터는 토스를 시작할 생각이고, 투수 코치님과 상의해서 개막전에 맞춰서 스케줄을 잡는 편이다. 올 시즌은 스프링캠프를 또 1주일 빨리 가기 때문에 그 일정에 맞춰서 코치님과 상의하면서 정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양현종은 "개인적으로 겨울에 방송이나 이런 것도 많이 나왔고, 아마도 우승팀에 대한 대우라고 생각하는데 그 기분을 느끼고 싶다. 또한 팬분들이 광주에서 쉬는 기간에도 정말 말도 안 되게 많이 알아봐 주시고 많이 응원해 주셔서 그 기분을 계속 느끼고 싶다. 올해 목표도 당연히 우승이지만, 천천히 한 걸음씩 가을 야구, 가을야구에 가면 또 한국시리즈, 한국시리즈 가면 우승을 목표로 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힘닿는 한, 유니폼 벗는 날까지…" 어느덧 37살, '11년 연속 대기…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2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으로 출국했다. 양현종이 출국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1.22/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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