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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가 오는 14일 실체를 드러낸다.
2일 K리그 클래식 서울-강원전을 관찰하고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FA컵 8강전(9일), 12일 슈퍼매치(수원-서울)를 끝으로 인선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신 감독은 A대표팀 코치를 거쳤기 때문에 현 태극전사에 대한 큰 그림은 이미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현장 점검은 대표팀 구성의 세밀함을 완성하는 데 혹시 빠뜨린 게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부임 초기부터 모든 편견을 버리고 러시아월드컵 진출권 획득을 위해 최적의 멤버를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을 밝혀왔다. 이후 K리그 국내파에 대한 발탁 기회도 크게 넓어질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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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K리거 중 베테랑 중용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이같은 관측은 '캡틴' 기성용(28·스완지시티)의 승선이 사실상 물건너가게 되면서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기성용은 지난 6월 무릎 염증 제거 수술을 받은 후 재활 기간을 거치는 중이다. 지난 25일 출국하면서 "이란전(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 출전 여부를 단정하기 어렵다.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기성용의 대표팀 컴백 계획 실현은 불투명한 상황. 신 감독은 "기성용의 최악의 상황도 대비하고 있다. 몸상태가 온전치 않을 경우 무리해서 경기에 출전시키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기존 태극전사들에게 기성용은 주장다운 주장, 정신적 지주같은 존재였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 부끄러운 경기력을 보였을 때는 대표팀 선수들을 향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며 분위기를 이끌어왔다.
그런 리더십을 잘 아는 신 감독으로서도 기성용의 부재를 메워줄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지금은 비상시국이고, 소집 구성원이 적잖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조기소집에서 선수단 분위기를 이끌 '선수 리더'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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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 '베테랑 K리거의 힘'이다. 베테랑에 대한 문호개방은 이미 신 감독도 암시한 바 있다. 지난 달 K리그를 관찰하면서 최고령인 이동국(38·전북)도 뽑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이동국의 나이를 잊은 리그 활약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팬들이 먼저 안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베테랑이 또 있다.
수원 주장 염기훈(34)도 2년 연속 도움왕에 이어 올시즌 현재 도움 2위로 녹슬지 않은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강원 이근호(32) 역시 슈틸리케 감독 집권 말기 국가대표에 다시 부름받은 뒤 리그에서도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타적인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다.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인다고 했다. 나이와 관록이 쌓이면서 후배를 배려하고 헌신하는 자세를 소속팀에서도 보여주면서 귀감이 되고 있는 베테랑들이다.
이동국은 2014년 10월 코스타리카와의 친선경기 이후, 염기훈은 2015년 6월 러시아월드컵 2차예선 이후 A매치에 나선 적이 없다. 축구인들은 "이들 베테랑이 다시 뭉치면 대표팀 분위기를 빠른 속도로 추스르고 중심을 잡아가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A대표팀의 베테랑 K리거 발탁 여부. 축구팬들에게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