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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가 수적 열세를 딛고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승점 35를 기록한 울산은 선두 전북 추격의 고삐를 놓지 않았고 대구는 7경기 연속 무승(4무3패)의 늪에 빠졌다.
경기 시작부터 라인을 부쩍 올린 울산은 7분 만에 웃었다. 수비수 이명재가 상대 진영 좌중간에서 길게 올린 크로스를 문전의 박용우가 머리로 방향을 살짝 바꾸며 골망을 출렁였다.
한데 울산은 좋다가 말았다. 대구에게 VAR과의 묘한 인연이 있을줄이야. 24분 울산 수비수 최규백이 아크 지점에서 에반드로의 문전 쇄도를 막기 위해 어깨로 밀어 넘어뜨렸다가 파울 판정을 받았다. 주심은 당초 옐로카드를 꺼내든 뒤 비디오판독을 시작했다. 1분 뒤 내려진 판정은 옐로카드가 아닌 레드카드였다.
단일팀이 2경기 연속 VAR 판독 상황을 맞은 것도, 판독 모두 퇴장으로 이어진 것도 최초 기록이었다.
VAR로 인한 이색기록은 대구의 몫. 실속은 울산이 챙겼다. VAR로 허망하게 동점을 허용한 울산은 최규백의 빈자리를 위해 박용우를 센터백으로 내린 뒤 수적인 열세로 인해 좀처럼 라인을 올리지 못했다. 그 사이 대구는 공세의 강도를 높였지만 레오의 슈팅이 번번이 빗나가고, 울산 조수혁 골키퍼의 슈펴세이브에 막히는 등 수적 우위를 살리지 못했다. 그만큼 힘도 더 빠졌다. 상대의 허점을 간파한 김 감독은 후반에 돌변했다. "머릿수 적다고 만만해? 할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전방 압박 강도를 높였다. 후반 16분 수비수 이지훈 대신 김인성을 투입할 정도로 소극적인 운영을 거부한 울산은 1분 만에 결실을 봤다. 문전에서 볼을 잡은 이종호가 재치있게 빼준 것을 정재용이 여유있게 툭 찍어차며 마무리했다. 이후 경기는 어느 쪽인 10명인지 모를 정도로 전개됐고 대구의 재반격은 끝내 나오지 않았다. 되레 울산은 후반 인저리타임 오르샤의 프리킥 골까지 더하며 수적 열세의 기적을 완성했다.
대구=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