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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당일에도 훈련하는 김진수+치열한 대표팀 현장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5-31 13:39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축구 대표팀이 31일 오전 파주 국가대표 축구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했다.
김진수가 드리블, 패스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6월 13일 도하에서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5.31/

"예비 와이프에게 미안하죠. 제가 더 잘해야죠."

31일 A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12명의 선수들이 모여 훈련 중인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 그 속에는 '예비 신랑' 김진수(전북)도 있었다. 그냥 '예비 신랑'이 아니었다. 결혼식까지 불과 7시간도 남겨두지 않은 '진짜 예비 신랑'이었다. 김진수는 31일 오후 1년6개월 동안 교제한 김정아 아나운서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시즌 중 휴식기를 틈타 결혼하는 선수는 제법 많지만, 결혼식 당일까지 훈련에 나서는 선수는 드물다.

김진수는 당초 6월1일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내달 14일 열리는 카타르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8차전에 나설 슈틸리케호에 이름을 올리며 상황이 급변했다. 6월1일 출국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김진수는 부랴부랴 결혼식 날짜를 앞당겼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배려해준다고 했지만, 반드시 이겨야 하는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쉴 수 없었다. 결국 김진수는 결혼식 당일 턱시도 대신 트레이닝복을, 메이크업 대신 땀을 택했다.

김진수는 평소보다 더 이를 악물고 훈련에 임했다. 선뜻 배려해준 '예비 신부'를 위해서 였다. 김진수는 "감독님이 배려해주신다고 하셨다. 하지만 이번 경기가 중요하다. 예비 와이프도 이번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예비 장인, 장모님도 배려해 주셨다. 그래서 훈련도 참가하고 결혼식도 미룰 수 있었다"고 했다. 예비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함을 전했다. 김진수는 "상당히 미안한 마음이 크다. 전적으로 나한테 맞춰줬다. 결혼식도 예정보다 빠르게 하고, 내가 유럽에 있을때 혼자서 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았다. 내가 더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형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김진수는 "너는 '이제 끝'이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전북에서 함께 뛰는 이재성은 "김진수의 결혼이 전혀 부럽지 않다"고 했다. 짖궂게 말하기는 했지만 함께 훈련한 동료들은 모두 김진수의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김진수는 선수로서, 인간으로서 한단계 도약을 꿈꿨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이제 시작이라 생각한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 생각하고 운동이나 생활 모두 잘하겠다"고 했다. 신혼여행을 12월 쯤 떠날 예정이다. 결혼식도 미루고, 신혼여행도 늦게 가는만큼 반드시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쥘 생각이다. 김진수는 "신혼여행은 월드컵을 확정짓고 가겠다. 카타르전은 물론 앞으로 있을 최종예선을 잘하고, 시즌도 마무리 잘하고 기분 좋게 떠나겠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축구 대표팀이 31일 오전 파주 국가대표 축구 트레이닝센터(NFC)에서 훈련을 했다.
손흥민이 드리블, 패스 훈련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6월 13일 도하에서 카타르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파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5.31/
한편, 소집 3일차를 맞은 대표팀은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50여분간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했다. 시즌을 마친 유럽파가 많아 회복훈련 위주로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좁은 공간을 활용한 패싱게임, 압박을 강조한 미니게임 등 숨돌릴틈 없는 훈련이 이어졌다. 실전을 방불케 할 정도로 치열했다. 손흥민(토트넘)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가 훈련 중 충돌로 쓰러졌을 정도. 이번 훈련을 통해 카타르전 전술의 힌트를 찾을 수 있었다. 눈에 띄는 것은 좁은 수비벽 사이에서 원터치 패스로 기회를 만드는 훈련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 명단에서 김신욱(전북) 등 타깃형 공격수 대신 이근호(강원)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빠르고 많이 뛰는 선수들을 택했다. 이들의 움직임을 활용하겠다는 의중이 느껴졌다.


파주=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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