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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치부심 강원 황진성, 부활의 날개 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05-15 01:49



"지난해 팀 강등을 막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세운 활약 목표에도 못 미쳤다. '선수 황진성'의 명예회복까진 아직 먼 걸음이 남았다."

지난 1월 5일 강릉에서 만난 황진성(33·강원)의 표정은 담담했다. 성남 소속으로 승강 플레이오프(이하 승강PO)에서 '적'으로 만난 강원 선수단이 '동지'로 바뀐 처지는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성남의 챌린지(2부리그) 강등과 함께 묻혀버린 '부활'의 꿈을 이루겠다는 열망은 감추지 않았다.

황진성이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황진성은 13일 평창 알펜시아스타디움에서 열린 대구와의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11라운드에서 왼발 코너킥으로 강지용의 선제골을 도우며 팀의 2대1 승리에 일조했다. 앞선 인천전 득점에 이은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1골-1도움)다. 5경기 만에 도움을 추가하면서 시즌 기록은 1골-3도움이 됐다. 지난해 성남에서 뛰며 올린 공격포인트(4개)를 시즌 개막 두 달 만에 맞췄다.

지난해 황진성이 그라운드를 밟은 것은 4개월 남짓이었다. J리그 생활을 마치고 성남에 입단했으나 시즌 직전 부상하면서 전반기를 통째로 날렸다. 포항 시절이던 2013년부터 따라다닌 지긋지긋한 '부상 악령'이 되살아났다. 재활에 매진해 후반기에 복귀해 무너져가던 성남에 힘을 보탰지만 역부족이었다. 황진성은 강원과의 승강PO 2차전에서 그림같은 왼발 프리킥으로 동점골을 뽑았지만 결국 성남은 강등의 운명을 맞았다. 성남과 함께 챌린지행을 준비했던 황진성은 강원의 제의를 거절했으나 읍소가 이어지자 결국 마음을 돌렸다. 한때 브라질 대표선수로 이름을 날렸던 카카의 이름을 딴 '황카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클래식 톱클래스 미드필더였던 그에겐 클래식은 재기의 열망을 이어갈 무대였다.

황진성은 겨우내 몸 만들기에 매진하면서 올 시즌 초반부터 강원의 선발 라인업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스피드와 활동량은 전성기 시절에 못 미치지만 최고의 무기인 '왼발' 만큼은 살아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진성의 활약 덕택에 전담키커 기근에 시달렸던 강원도 부담을 던 모양새다.

황진성의 풀타임 시즌은 포항 시절이었던 2012년이 마지막이었다. 2013년 스플릿 라운드를 앞두고 부상했고, 이후 벨기에, 일본 무대를 거쳐 성남으로 돌아왔으나 매년 부상이 반복됐다. 11라운드까지 개근한 황진성이 시즌 끝자락까지 미소를 이어가길 기대해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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