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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강팀 올라온다, '초반 돌풍' 미풍에 그치나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7-04-24 20:49






봄은 희망을 상징하지만 변덕을 상징하기도 한다.

K리그의 봄도 다채로웠다. 예측불가의 시즌 초반을 보냈다.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초반 키워드는 '돌풍'이었다. 지난달 4일 '승격팀' 강원이 클래식의 복병 상주를 2대1로 꺾으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강원과 함께 손 잡고 올라온 대구는 1라운드서 '승격 선배' 광주에 0대1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4경기에서 1승3무를 거두며 쉽게 지지 않는 저력을 뽐냈다.

광주는 2~3라운드서 포항, 서울에 각각 0대2, 1대2로 패하며 고전하는 듯 했으나 이후 제주, 울산과 1대1로 비기면서 만만치 않은 전력을 자랑했다. 특히 후반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는 끈끈함을 과시했다.

대표급 자원들로 스쿼드를 채운 군팀 상주도 예사롭지 않았다. 비록 첫 라운드에서 강원에 덜미를 잡혔지만, 이후 전남과 울산을 3대1, 1대0으로 격파했다. 홍 철 김태환으로 구성된 빠르고 저돌적인 측면 돌파, 주민규 김호남을 앞세운 공격이 날카로웠다.

승격팀들이 분전하며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는 가운데 기존 강팀들은 체면을 구겼다. 서울, 수원, 울산이 고전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 서울은 수원과의 '슈퍼매치' 1대1 무승부를 시작으로 시즌 막을 올렸다. 이어진 강원, 광주와의 2~3라운드에서 각각 1대0, 2대1 승리를 거뒀으나, 뒷 맛이 개운치 않았다. 경기력이 도마에 올랐다. 답답했다. 공수 균형이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다.

수원, 울산은 더 심했다. 수원은 6라운드까지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지지부진행 행보 속에 서포터스가 원정팀에 환호를, 수원 선수단엔 야유를 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이 과정에서 이정수가 은퇴를 선언하며 악화일로를 걸었다. 울산은 수원보단 사정이 좋았지만, 경기력이 좋지 않아 팬들의 원성에 직면했다.

하지만 7라운드로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기존 강팀이 '감'을 잡은 모양새다. 돌풍을 주도했던 다크호스들은 다소 저조했다.

최근 주춤했던 제주는 안방에서 대구를 4대2로 완파했다. 승점 14점을 기록한 제주는 전북(승점 17)에 리그 선두 자리를 내줬지만, 2위에 자리하며 선두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도 고개를 들었다. 문선민을 앞세운 인천과의 '경인더비'에서 3대0 완승을 거두며 반등 발판을 마련했다. 상주는 한 수 위 전력을 앞세워 광주의 추격을 뿌리치고 1대0 승리를 거뒀고 전북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던 포항을 2대0으로 제압하며 선두를 탈환, 1강 면모를 되찾았다. 수원은 강원을 2대1로 꺾으며 리그 첫 승 감격에 젖었다. 울산만 전남에 0대5 기록적 대패를 당했다.

물줄기의 흐름이 바뀌고 있는 클래식. K리그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리그 초반 약팀들이 선전을 했는데 FA컵 일정을 치르면서 스쿼드 한계를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ACL 일정까지 더 하면 강팀들도 안심할 수 없다. 선수단 체력관리가 순위싸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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