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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감독,슈틸리케호 수석코치 내정..."위기에 힘 될수있다면..."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7-04-16 08:55


◇2002년 한일월드컵 히딩크호 코치 시절의 정해성 전 심판위원장.  스포츠조선DB

정해성 전 전남드래곤즈 감독(59)이 슈틸리케호 수석코치로 내정됐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13일 귀국한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이 최근 정 감독과 만남을 갖고 기술위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수석코치 영입이 내정됐다. 내부 보고 및 승인 절차만이 남았다.

지난 3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제2차 기술위원회(위원장 이용수)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유임을 결정한 직후 수석코치 보강건이 논의됐다. 카타르(6월13일, 원정), 이란(8월31일, 홈), 우즈베키스탄(9월5일, 원정) 등 남은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3경기는 매경기가 살얼음판이다.

한국 축구의 명운을 결정할 3경기를 앞두고 A대표팀 내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살뜰히 챙기고, 원팀 정신을 하나로 묶어낼 경륜있는 수석코치 영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수차례 거론된 소통의 문제점을 인식했다. 현재 설기현 코치(성균관대 감독), 차두리 전력분석관이 역할을 해주고 있긴 하지만, 한국적 정서에서 팀이 어려울 때 '원팀 정신'을 이끌어 내고, 때론 감독에게 서슴없이 직언도 할 수 있는, 경륜 있는 수석코치나 조력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기술위원들은 A대표팀 수석코치를 '가장 오래, 가장 많이' 역임한 정해성 전 전남드래곤즈 감독(전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을 1순위로 꼽았다. 대표팀과 클럽팀을 속속들이 경험한 몇 안되는 지도자다. 슈틸리케호 코칭스태프 중에는 월드컵 최종예선이나 본선 무대를 지도자로서 경험해본 사람이 없다. 정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2010년 남아공월드컵 첫 원정 16강의 역사를 함께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대표팀 수석코치를 맡은 이후 대표팀과 프로팀에서 수석코치로서 독보적 역량을 발휘했다. 1998~2002년까지 A대표팀 코치로 일했다. 2004~2007년 부천 SK, 제주 유나이티드의 감독을 역임했다. 2007~2010년 A대표팀 수석코치를 거쳐 남아공월드컵 16강 직후인 2010~2012년 전남드래곤즈 감독으로 활약했다.


A대표팀 수석 코치 시절 박지성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정해성 감독.  사진=스포츠조선 DB


설 코치, 차 분석관과도 2002년 한일월드컵 이후 대표팀에서 동고동락하며 좋은 관계를 이어왔다. 공격적인 부분에서 설기현 코치, 수비적인 부분에서 차두리 전력분석관이 활약하는 가운데 경험 많은 정 수석코치가 멘탈, 전술 코치 및 감독과 선수단의 소통을 돕는 역할을 해줄 경우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정 감독은 코치로서 외국인 감독과 토종 감독을 모두 경험했다. 거스 히딩크, 허정무 전 A대표팀 감독 아래서 월드컵 대표팀 수석코치로서 선수단을 성공적으로 묶어낸 경험이 있다. 월드컵 예선, 본선 무대를 가장 많이 경험했고, 수없는 위기와 실패도 겪어냈다. 감독에게 깍듯하되 , 필요한 경우 직언도 서슴지않는 스타일이다. 선수들과 함께 뛰는 현장형 지도자다. A매치 때마다 선수들과 함께 몸을 풀며, 잘나가는 스타플레이어보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북돋우는 '멘토' 역할을 도맡았다.

기존 선수들과의 스킨십도 좋다. 2006년 제주 감독 시절, '보인고 3학년' 구자철을 직접 발탁했다. 결혼식 주례까지 설 만큼 끈끈한 사제의 정이 있다. 전남 감독 시절엔 '전남유스' 지동원의 성장을 위해 시즌중 선덜랜드행을 지지했다. 월드컵 본선까지 가는 험난한 과정에서 성공과 실패를 두루 경험해본 지도자로서 외국인 감독과 소통하는 법, 국가대표 관리 노하우를 꿰뚫고 있다는 점 역시 장점이다.

정해성 신임 수석코치는 최근 모교 중앙고의 감독직을 맡았다. 한때 축구부 폐지 위기에 몰릴 만큼 어려움에 처한 모교 후배들을 위해 축구 선배로서 무보수를 자청했다. 힘든 시기의 한국축구를 위한 헌신의 마음도 같았다. 이달 초 기술위 회의 후 수석코치 가능성과 의향을 묻는 질문에 "들은 이야기가 없다"며 즉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평생을 축구인으로 살면서 한국축구에 빚이 많다. 내 경험과 역할이 위기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해야할 일은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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