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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리지로드(영국 왓포드)=조성준 통신원]오랜만에 풀타임을 소화했다. 하지만 결국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왓포드전 기성용(스완지시티)의 90분이었다.
따라서 기성용은 수비적으로도, 공격적으로도 확실한 역할이 없는 애매한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이다. A대표팀처럼 내려서 빌드업의 시작을 맡는 역할도 아니다. 그렇다고 공격형 미드필더로써 공격을 이끄는 역할도 아니다. 그 중간 어딘가의 역할이다. 또한 빠른 측면 공격을 이용하는 팀의 특성 상 볼 소유가 적다. 기성용의 볼 터치도 자연스럽게 적어질 수 밖에 없다. 자신의 진가를 보여줄 상황은 지극히 제한되어 있다. 기성용 역시 경기 중 너무 빠르게 볼을 잃어버리거나 반대 편에서 공이 전환되어 넘어오지 않는 상황 등에서 답답하다는 식의 제스처를 몇 차례 보여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성용은 경기장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기성용은 이번 경기에서 왼쪽으로 내려서 볼을 받는 모습을 수 차례 보여주었다. 왼쪽 측면 수비수인 올손이 좀 더 높은 위치에서 볼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동시에 볼 터치 횟수를 늘리고 밑에서 볼을 받아 자신이 직접 공을 끌고 전방으로 올라가기 위함이었다. A대표팀에서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자주 보여주던 모습이었다. 또한 수비적인 임무를 보다 줄이고 직접 올라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반 30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직접 올라가 루시아노 나르싱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 한 명을 제친 후 직접 슈팅을 기록했다. 또한 후반전에도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올라가서 크로스를 올리는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후반전 제이 풀턴 대신 톰 캐롤이 교체 투입된 이후로는 자신이 대표팀에서 소화하던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잠시 동안 맡았는데 가장 자신에게 맞는 옷을 입은 듯한 느낌이었다. 기성용의 최우선 과제는 팀에서의 역할을 확실히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이 자신의 진가를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