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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비'는 전쟁이다.
출발은 K리그에서 가장 오래된 더비인 '동해안더비'다. 4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과 포항이 충돌한다. '7번 국도더비', '영남 더비'로도 불리는 '동해안 더비'는 국내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갖고 있는 라이벌전이다. 김도훈 감독은 울산 감독으로 K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지난 시즌 소방수로 등판했던 최순호 포항 감독은 실질적인 첫 시즌이다. 분위기는 한쪽으로 쏠린다. 울산은 지난달 28일 홈에서 브리즈번 로어를 6대0으로 완파하며 정상 궤도를 찾았다. 포항은 겨우내 이렇다할 전력보강을 하지 못하며 그룹B 후보로 꼽히고 있다. 최순호 감독도 인정하는 부분. 하지만 라이벌전은 어떻게 흐를지 모른다.
광주와 대구는 같은 날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달빛더비'를 치른다. '달빛더비'는 대구와 광주의 순우리말인 달구벌과 빛고을의 앞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2014년 이후 2년간 열리지 못했던 달빛더비는 지난 시즌 대구가 승격에 성공하며 클래식에서 다시 펼쳐지게 됐다. 광주는 올 시즌에도 중위권 판도를 바꿀 다크호스다. 이찬동 여름 등이 빠져나갔지만 남기일 감독의 지도력이 여전하다. '승격팀' 대구는 시끌벅쩍한 겨울을 보낸 '승격 동기' 강원에 비해 조용히 동계시즌을 마쳤다. 화려함 대신 내실을 택했다는 평이다. 하지만 조광래 대표이사의 자신감은 넘친다. 그 첫 시험대가 바로 '달빛더비'다.
삼일절 일본 원정에서 완승을 거두며 '다크호스'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준 제주는 5일 인천전용구장에서 인천과 격돌한다. 강원이 이름값 위주의 영입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관계자들은 알찬 영입에 성공한 제주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실제 미디어데이에서도 제주를 우승후보로 꼽은 감독들이 있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부진한 K리그 팀 중 가장 눈에 띄는 경기력을 보였다. 인천은 올해도 강등후보다. 케빈, 요니치 등 공수의 핵심이 모두 떠났다. 하지만 인천은 객관적 평가를 비웃듯이 매시즌 반전에 성공했다. 우승을 원하는 제주와 잔류를 원하는 인천, 첫 경기에서 가능성을 시험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