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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전반전이었다.
선택은 주효했다. 비록 후반 4분과 9분 우고 요리스 골키퍼가 두번의 실책을 저지르며 두 골을 내줬지만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특히 공격이 살아났다. 중심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손흥민은 좌우 측면을 계속해서 흔들었다. 전반 스리백 하에서 잠잠하던 측면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만회골도 측면에서 나왔다. 후반 13분 카일 워커의 크로스를 델레 알리가 뛰어들며 헤딩으로 마무리했다. 기세가 오른 토트넘은 32분 기어코 동점골을 넣었다.
활발히 움직이던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손흥민은 후반 32분 해리 케인이 가운데로 내준 볼을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맨시티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 9일 애스턴빌라와의 FA컵 득점 이후 2경기만에 터뜨린 시즌 9호골이자 리그 7호골이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동점골을 앞세워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토트넘은 승점 46점으로 2위 자리를 지켰다.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손흥민은 이날 득점으로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시즌 최다골 역사를 새롭게 썼다. 시즌 9호골은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역대 최다골 신기록이다. 손흥민은 박지성(은퇴)이 맨유에서 뛰던 2014~2015시즌 기록한 시즌 8골(정규리그 5골)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이 2010~2011시즌 작성한 시즌 8골(정규리그 8골) 기록을 넘어섰다. 리그 7호골을 수확한 손흥민은 기성용이 보유한 아시아선수 정규리그 최다골 기록인 8골에도 한 골 차로 다가섰다. 이미 지난 시즌의 기록을 넘어서며 EPL 정상급 공격수로 발돋움한 손흥민의 기량이라면 기록 달성은 무난해보인다.
영국 언론도 찬사일색이다. 영국 스포츠전문방송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의 골이 토트넘을 살렸다'고 평했고, 영국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스닷컴은 손흥민에게 팀내 두번째로 높은 평점 7.3점을 매겼다. 손흥민은 토트넘 구단 공식 페이스북에 올라온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다"며 "항상 골을 넣는 것은 특별한 순간이다. 맨시티전에서 팀이 1-2로 뒤진 상황에서 2대2 동점골을 넣은 만큼 정말 특별한 기억"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특별했던 9호골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