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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2017년 '삼중고' 안고 출발한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7-01-22 18:27



2017년, 전북 현대가 삼중고 속에 출발한다.

가장 먼저 심리적 '멘탈 붕괴(멘붕)' 상태다. 14일부터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동계 전지훈련 중이던 전북 선수들은 18일 충격적 소식을 접해야 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산하 독립기구인 출전관리기구(Entry Control Body·ECB)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박탈 결정. 충격적이었다. 망연자실을 넘어 선수단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물론 이 사안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구단 측의 CAS 제소에 따른 상황 정리가 명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전북은 보름 안에 ECB에서 이유부결정문을 받아 CAS 가처분 신청을 통해 ACL 출전권 박탈 효력을 정지시켜야 한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다음달 22일 ACL 조별리그 1차전 승리를 목표로 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던 선수들은 이미 의욕을 상실한 상태다.

목표 수정은 불가피하다. 현실적으로 전북은 새 시즌 K리그 우승, 또는 FA컵 우승을 통해 내년 시즌 ACL 출전을 노려야 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발목이 잡혔다. 전주가 U-20 월드컵 개최 도시로 선정되면서 월드컵경기장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전북은 3월 5일 전남과의 K리그 클래식 개막전부터 5월 27일 수원 삼성전까지 홈 7경기를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아닌 전주종합운동장에서 치러야 한다.

안방을 바꾼다는 건 원정경기를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새로운 잔디와 경기장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특히 이번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순위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라 더욱 암담하다. 전북이 버텨내야 할 시간은 3개월이다.

마지막으로 보너스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ACL 출전 좌절에 이어 우승 보너스 배분 문제가 선수들의 사기를 더 떨어뜨리고 있다. 전북은 2016년 ACL 우승과 클럽월드컵 출전으로 51억원의 순수익을 올렸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1년간 고생한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해 9억원을 보탰다. 우승 보너스는 총 60억원에 달했다. 선수들은 팀 기여도에 따라 등급별로 보너스를 받게 됐다. 그러나 이 60억원이 모두 선수단에 돌아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구단이 60억원 중 25억원을 유소년 클럽하우스 설립에 사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 S급 선수들에게 돌아간 최대 금액은 1억2000~1억3000만원 선이다. ACL 우승 보너스가 K리그 우승 보너스 규모와 비슷해졌다. 무엇보다 보너스 전부를 선수단에게 돌려주겠다는 구단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선수들은 감정이 상해있는 상황이다.

삼중고에 처한 전북. 최악의 상황 속에서 최강희 감독은 과연 어떤 묘수를 통해 선수들의 최대치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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