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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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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여름이 지났다.
지난 여름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겼던 K리그 클래식 12팀들도 어느덧 분기점에 다다랐다. 지난 7월 추가 선수등록기간 반전의 실마리를 찾고자 각 팀들이 꺼내든 '히든카드'의 명암도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 팀들의 포커스는 외국인 선수에 집중됐으나,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빈 자리 메우기에 나선 팀들도 있다. 두 달이 지난 현재, 기대 이상의 성과에 함박웃음을 짓는 팀들도 있지만, 반대로 공들여 모셔온 새 얼굴들의 부진에 울상인 팀들도 부지기수다.
자일(브라질)을 데려온 전남의 반전이 드라마틱 했다. 전반기만 해도 챌린지(2부리그) 강등을 걱정할 정도로 부진했던 모습과 딴판이다. 2012년 제주를 떠난 지 4년 만에 K리그로 복귀한 자일은 전남 유니폼을 입고 지난 7월부터 두 달간 12경기에서 7골-3도움의 특급 활약을 펼쳤다. 화려한 발재간과 스피드, 골 결정력 등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했다. 자일의 대활약은 한찬희 안용우 등 전남의 어린 공격수들의 성장이란 시너지 효과를 냈다. 전반기 하위권이던 전남이 치열한 스플릿 경쟁에서 대등한 싸움을 펼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은 자일이었다.
울산 역시 지난 여름 보강 효과를 본 팀으로 꼽힌다. 프랑스 태생의 기니비사우 대표팀 공격수 멘디가 가세하면서 골 갈증을 풀었다. 13경기서 5골-1도움을 기록 중인 멘디는 공격포인트 뿐만 아니라 1m94의 장신을 활용한 타깃플레이로 동료들의 숨통까지 틔워주며 '김신욱 대체자'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센터백 곽태휘를 데려온 FC서울 역시 성공케이스다. 수비 안정을 찾으면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진출의 성과를 거뒀다. 공격수 김 현을 영입한 성남과 골키퍼 이창근, 미드필더 김철호를 데려온 수원FC 역시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한 팀들이다.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은 울상이다. 의욕적으로 데려온 조나탄과 카스텔렌의 동반부진 탓이다. 챌린지 득점왕 출신인 조나탄과 네덜란드 국가대표 출신인 카스텔렌 모두 수원의 반전 뿐만 아니라 클래식 판도를 바꿔 놓을 선수들로 꼽혔다. 조나탄은 긴 적응기를 마치고 최근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카스텔렌은 부상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눈총을 받고 있다. 이 사이 수원은 사상 초유의 '강등권 싸움'에 내던져지며 생존 마저 위협받는 처지가 됐다.
수원 뿐만이 아니다. 포항도 지난 여름만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는 팀이다. 포항은 룰리냐와 무랄랴, 알리 등 외국인 선수만 3명을 보강하며 반전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나 세 선수 모두 기대 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최진철 감독의 애간장을 녹이고 있다. 완델손을 비롯해 곽해성 김재성 등 5명의 선수를 데려왔던 제주 역시 아직까지 '이적생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
여전히 승부처다.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혈전 속에서 '히든카드'의 활약이 간절할 수밖에 없다. 엇갈린 12팀의 표정이 과연 종착점에 다다랐을 때는 어떻게 바뀌어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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