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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말, 신태용호는 충격적인 패배를 했다. 상대는 '숙적' 일본이었다. 무대는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 당시 두 골을 먼저 터뜨린 뒤 더 많은 골을 넣으려던 신태용호는 오히려 후반 22분부터 14분 사이 세 골을 허용하면서 역전패 했다. 움츠렸던 일본의 카운터 펀치에 맥없이 무너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충분히 중국의 플레이 스타일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여유있게 앞서고 있을 때 세밀한 전략이 필요했다. 바로 '버티기'다. 안정적인 패스를 위주로 슈틸리케 감독이 원하는 점유율 축구를 하면서 중국 공격의 비율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특히 버티다 보면 상대 틈새가 벌어진다. 중국이 한 골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사이 수비 뒷 공간이 열릴 가능성이 높다. 이 점을 이용하면 더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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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떨어진 손흥민이 중국 역습에 날개를 달아줬다. 손흥민은 전체 선수 중에서 8차례로 가장 많이 공을 빼앗겼다. 두 번째로 볼 손실이 많은 선수는 구자철(27·아우크스부르크)이었다. 7회였다.
아쉬운 대목은 '캡틴' 기성용(27·스완지시티)의 플레이다. 후반 중반부터 중원에서 공수 템포와 점유율을 높이는 플레이를 펼쳐야 했다. 그러나 6차례 공을 빼앗기면서 중원을 사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수비진에선 우측이 흔들렸다. 풀백 장현수(25·광저우 부리)가 세 차례나 중국 선수들에게 공을 차단 당했다. 무엇보다 빠른 공수 전환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중국 역습 시 수비에 도움을 주기 힘들었다.
결국 중국전은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뒤지는 상대에게 매번 같은 방식으로 당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6일 말레이시아에서 펼쳐지는 시리아와의 최종예선 2차전에선 슈틸리케 감독의 '꾀'가 필요한 이유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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