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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미래' 김승준, 윤정환 믿음 증명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6-09-04 16:35


◇김승준(가운데)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가진 FC서울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경기서 2대2로 비긴 뒤 자신에게 도움을 연결해 준 정재용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김승준(22)이 울산 현대를 구했다.

김승준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FC서울과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경기에서 1-2로 뒤지던 후반 종료 직전 오른발골로 2대2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근성과 재능으로 만들어낸 작품이었다. 총공세에 나선 울산은 서울의 철통수비에 막혀 그대로 경기를 끝마치는 듯 했다. 페널티에어리어 정면에 서 있던 김승준의 등 뒤에는 서울 수비진의 핵 오스마르가 버티고 있었다. 김승준은 정재용이 서울 진영 중앙에서 강하게 밀어준 패스를 오른발 뒤꿈치로 돌려놓으며 순식간에 오스마르를 제쳤고, 무인지경에서 페널티박스 오른쪽으로 파고들어 서울 골문 왼쪽 구석을 정확하게 흔들었다. 초조하게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윤정환 울산 감독은 두 팔을 치켜 들었고, 곧 김승준이 그의 품에 안겼다.

김승준에게 올 여름은 '시련의 계절'이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 최종명단에 그의 이름은 없었다. 지난해 윤 감독에게 낙점 받아 11경기를 뛰었던 김승준은 신태용호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면서 리우행 청사진을 그렸지만 선택 받지 못했다. 팀 동료 정승현(22)과 희비가 엇갈렸다. TV로 동료들의 8강행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윤 감독은 '당근' 대신 '채찍'을 들었다. "부족한 게 있었기 때문에 (올림픽에) 합류하지 못한 것이다. 더 노력하는 계기가 되야 한다." 무뚝뚝한 말투 속엔 제자를 향한 진심어린 애정이 숨어 있었다. '서울전 극장골' 뒤 스승과 제자가 진한 포옹으로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던 신뢰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윤 감독은 "결정적인 동점골을 넣었다. 좋은 컨트롤이 득점으로 이어졌다"며 제자의 활약을 칭찬했다.

김승준은 들뜨지 않았다. "만족스러운 경기는 아니었다. 패하지 않은 게 다행이다." 그는 "2골을 내준 뒤에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았기에 내게도 기회가 찾아왔다"며 "전반전에 일찌감치 득점을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내 골로 팀이 패배하지 않았다는 점에 만족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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