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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단골 건강식 '홍삼' 리우올림픽서 실종 왜?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6-08-29 20:27


24일 오전 인천공항 1층 밀레니엄홀에서 2016 브라질 리우올림픽에 참가한 대한민국 선수단의 해단식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선수단의 해단식 및 기자회견에는 2016 리우하계올림픽대회에 참가한 대한민국 선수단을 비롯하여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강영중 대한체육회장, 선수단 가족이 참석했다. 정몽규 선수단장이 선수단기를 반납하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8.24

'홍삼이 왜 사라졌지?.'

홍삼제품은 대한민국의 대표적 특산품이다.

면역기능·집중력 강화, 체력보강, 항암기능 등 과학적으로 입증된 홍삼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 효도·건강식품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특히 한국의 홍삼 제조기술이 뛰어나 해외 관광객과 면세점 시장에서 고가 인기상품으로 통한다.

스포츠계에서도 선수들의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프로는 물론 아마추어 선수들도 홍삼을 애용한다. 국가대표팀에도 든든한 도우미가 돼 왔다. 지난 2005년부터 각종 국제대회가 있을 때마다 한 업체의 기증으로 고급 홍삼제품이 선수들에게 공급됐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2년 런던올림픽,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도 국가대표 선수들은 홍삼을 애용했다.

한데 이번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는 홍삼이 사라졌다. 10년 넘게 아무 탈없이 국가대표의 체력관리를 책임졌던 후원품이 끊긴 것이다. 원래 없었으면 몰라도 잘 공급되다가 갑자기 없어졌으니 의아할 만하다. 올림픽을 다녀 온 선수들은 지리적·환경적 특성상 체력관리가 더 힘들었던 브라질에서 홍삼 지원을 받지 못한 것에 궁금증을 나타내기도 했다.

후원사가 매정하게 지원을 끊었기 때문이 아니다. 제도적 맹점이 빚어낸 결과였다. 한 업체는 리우올림픽을 맞아 예전과 마찬가지로 1억원 상당의 홍삼제품을 한국선수단에 기증하려고 했다. 선수들이 먹는 것인 만큼 최상급 원료로 만든 고급품을 준비했다. 한국선수단 전원이 올림픽 기간 동안 충분히 섭취할 수 있는 물량이었다.

대한체육회는 후원 의사를 흔쾌히 수용했다. 그렇지 않아도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데다 기업체 후원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고마운 일이었다. 하지만 태릉선수촌으로 공급하는 과정에서 제동이 걸렸다. 선수촌에서는 '후원하려는 홍삼제품에 도핑 관련 성분이 없고 안전하다는 인증서를 받아오라'고 요구했다.

10년 넘게 국가대표는 물론 프로 선수들이 복용하면서 한 번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은 제품인데 난데없이 사전 공인 인증서 조건이 붙은 것이다. 이 업체는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등에 문의했지만 도핑 성분을 사전에 검증해주는 절차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국내 제도상으로 해결이 안될 것 같아 일본도핑방지기구(JADA), 세계반도핑기구(WADA)에까지 도움을 요청했지만 같은 대답이었다. 결국 어느 곳에서도 발급해주지 않는 인증서를 마련하지 못해 국가대표를 도와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대한체육회는 "도핑 성분 검출 기술이 날로 발달하면서 4년 전 사례까지 적발하기에 이르렀다. 도핑 규제가 워낙 강해지기 때문에 선수촌이 신중하게 접근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대표팀 관계자는 "홍삼은 오랜 기간 선수들이 믿고 복용한 제품이고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 너무 신중했던 것 아니냐"면서 "그렇게 따지면 선수들 입에 들어가는 식재료, 음료 등도 사전 성분 확인서를 받아와야 하느냐"고 말했다.

한편 KADA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금지약물검색' 코너를 통해 성분명 '홍삼'으로 검색한 결과 제약·식품회사가 유통중인 홍삼제품 수십개의 리스트가 떴고 이들 모두 '허용(도핑에서 안전함을 의미)'으로 표시됐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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