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역대 월드컵 최종예선 스토리, 이제는 웃을 수 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8-25 18:28



9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위한 슈틸리케호의 마지막 도전이 시작된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이 9월 1일 막을 올린다. 한국의 첫 상대는 중국이다. 이날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휘슬이 울린다.

태극전사들은 28일 파주NFC(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에서 소집된다. 오후 5시30분에는 상암벌에서 팬들을 위한 공개 훈련이 열린다. 기성용(스완지시티) 손흥민(토트넘)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 등 유럽파 뿐 아니라 권창훈(수원) 장현수(광저우 부리) 등 올림픽을 마치고 대표팀에 소집된 선수들의 훈련 장면을 직접 볼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가 결전을 앞두고 역대 월드컵 최종예선의 역사를 정리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1954년 스위스월드컵=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은 대회다. 예선에는 한국과 일본만 참가했다. 일본팀의 방한이 허락되지 않아 일본에서 두 차례 경기가 열렸다. 이승만 대통령에게 출국 인사를 하러 간 이유형 감독은 "일본에 지면 선수단 모두가 현해탄에 몸을 던지겠다"고 비장한 약속을 했다. 1승1무, 약속을 지켰다.

1958년 스웨덴월드컵=영어를 못하는 축구협회 직원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각국 축구협회에 보낸 참가 신청서를 사무실 서랍속에 보관하다 제출 기한을 넘기고 말았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지만 그 때는 그랬다.

1962년 칠레월드컵=아시아 1위팀이 유럽 국가와 플레이오프를 치러 이긴 팀이 본선에 나가는 방식이었다. 한국은 아시아 예선을 통과했지만 동유럽의 강호 유고에 덜미를 잡혔다. 유고 원정 경기는 한국 스포츠 사상 첫 사회주의 국가 방문 경기였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던 북한의 참가 소식에 정부가 취소를 지시했다. 질 것이 뻔하다는 이유였다. 참가신청을 했던 축구협회는 벌금 5000달러를 물었다. 북한은 본선에서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1970년 멕시코월드컵=한국과 일본, 호주가 참가한 최종예선이 1969년 서울에서 열렸다. 일본이 탈락한 가운데 한국과 호주가 마지막 경기에서 맞붙었다. 1-1 상황에서 후반에 페널티킥 기회를 얻었으나, 실축하는 바람에 종합 전적에서 호주에 밀려 탈락했다. 실축한 임국찬은 얼마 후 미국으로 이민 갔다.



1974년 서독월드컵=또 다시 한국과 호주였다. 홈과 원정에서 무승부를 기록한 두 팀은 제3국인 홍콩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지만 0대1로 패했다. 한국 선수들이 힘을 제대로 쓰지도 못하고 탈락하자 "축구협회는 대표 선수들에게 고기 좀 먹여라"는 팬들의 아우성이 빗발쳤다.


1978년 아르헨티나월드컵=차범근 허정무 김재한 조광래 김호곤 등이 포진한 한국은 순조롭게 나가다 호주 원정에서 1대2로 패하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최종예선 도중 최정민 감독이 사퇴하는 어수선한 분위기속에 이란에 본선 티켓을 내줬다.

1982년 스페인월드컵=아시아에 2장의 티켓이 주어졌다. 한국은 쿠웨이트와 최종예선 진출권을 다퉜지만 멀쩡한 골을 반칙이라고 선언하는 심판의 극심한 편파 판정속에 0대2로 패했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동서로 나뉘어 최종예선을 진행, 껄끄러운 중동 국가들을 피할수 있었다. 감독 교체의 진통을 겪기도 했지만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승리해 32년 만의 월드컵 본선 진출의 꿈을 이뤘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아시아에선 적수가 없었다. 1차예선과 최종예선에서 9승2무, 30득점-1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정작 본선 성적은 역대 최악인 3패로 끝났다.

1994년 미국월드컵=도하의 기적이었다. 마지막 경기에서 한국이 북한을 이기고, 이라크가 일본과 최소한 비겨야 한국은 본선에 나갈 수 있었다. 한국이 북한을 3대0으로 이긴 채 끝났고, 잠시 후 이라크가 종료 직전 동점골로 일본과 2대2로 비겼다. 동점골을 넣은 자파르는 두 달뒤 대한축구협회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차범근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골잡이 최용수를 앞세워 예선을 가볍게 통과했다. 도쿄에서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서 거둔 2대1 역전승은 명승부로 역사에 남아 있다. 일요일 오후 열린 이날 경기의 시청률은 57%로, 스포츠 중계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우여곡절은 있었지만 본프레레 감독은 6회 연속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그러나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에 패하는 졸전 끝에 결국 감독직을 내려놓고 말았다.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 후 사령탑이 사임하는 초유의 사태였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큰 어려움 없이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사우디 원정에서 승리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마지막 경기는 별미였다. 이란은 한국을 이겨야 본선에 나갈 수 있었고, 비기거나 지면 북한이 진출하는 상황이었다. 박지성의 후반 막판 동점골로 이란이 탈락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4년 전 이란에 준 아픔을 앙갚음 당했다. 원정에서 0대1로 패한 데이어 울산에서 열린 마지막 경기에서도 역습을 당해 무릎을 꿇었다. 본선 진출은 문제가 없었지만 경기 후 이란 감독이 한국 벤치를 향해 주먹 감자를 날리는 추태를 보였다. 찜찜한 결말이었다.

스포츠조선 바로가기페이스북트위터]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