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이었다.
월드컵은 아직 2년이 더 남았다. 명예회복의 기회가 일찍 찾아왔다. 월드컵이 아닌 올림픽이다. 아이러니지만 '아픔의 땅'인 브라질이 2년 만에 품에 다시 안겼다. 그는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와일드카드'로 발탁됐다. 세상이 또 달라졌다. 더 이상 막내가 아니었다. 23세 이하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고참'이다. 후방을 주장 장현수(25·광저우 부리)가 리드한다면 그는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의 파괴력과 빠른 역습, 골결정력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브라질은 통곡의 땅이었다. 손흥민의 꿈은 또 다시 물거품이 됐다. 신태용호가 14일(한국시각)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의 미네이랑 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2016년 리우올림픽 8강전에서 0대1로 석패, 4강 진출에 실패했다.8개의 슈팅 중 유효슈팅은 무려 5차례였다. 수비수의 방해없이 슈팅한 장면도 꽤 있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손흥민의 슈팅은 골대를 외면했다.
손흥민은 주심의 경기 종료 휘슬이 불린 뒤 온두라스의 침대축구에도 불구하고 추가시간이 너무 짧았다고 심판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희망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경기는 그렇게 막을 내린 뒤였다. 손흥민은 또 다시 눈물을 흘리며 그라운드를 적셨다. 그는 "경기 후 라커룸에서 너무 미안해서 동료들의 얼굴을 못 봤다"며 "어린 선수들이 브라질에 와서 열심히 뛰어줘 고맙다. 많은 팬분들이 실망하시고 아쉬움이 크시겠지만, 어린 선수들에게 비난은 안해주셨으면 좋겠다. 후배들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너무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벨루오리존치(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