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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가 두 번 울었다.
온두라스는 스로인, 골킥 등 각종 상황에서도 경기를 속행하지 않고 드러내놓고 지연 행위를 했다. 이 과정에서 온두라스의 골키퍼 로페즈가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한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볼 보이가 던져준 공을 다른 곳으로 차기도 했다.
심리적으로 말린 한국.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이은 슈팅들이 모두 골키퍼 정면을 향하면서 더욱 다급해졌다. 온두라스는 이 점을 노렸다. 중동팀 못지 않은 뻔뻔함이었다.
이날 온두라스 비매너의 백미는 후반 39분에 나왔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은 퀸토는 동료가 쓰러졌다며 손으로 제스처를 취한 뒤 속도를 붙여 돌파했다. 그대로 페널티박스까지 달고 들어가 왼발 슈팅까지 때렸다. 슈팅은 구성윤에게 막혔다. 그런데 이후 퀸토가 쓰러진 뒤 일어나지 않았다. 정말 대단한 침대 축구였다.
그렇게 90분이 지났다. 종료 휘슬이 울렸다. 열정과 청춘의 무대 올림픽. 온두라스의 침대 축구가 녹색 그라운드를 검게 물들였다.
벨루오리존치(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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