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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분을 버텼더라면 '경우의 수'는 필요없었다. 8강 진출 확정이었다. 하지만 현실이 아닌 가정은 더 이상 무의미하다. 조별리그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이제 마지막 고개를 넘어야 한다.
C조의 8강 진출 운명은 최종전에서 판가름나게 됐다. 11일 오전 4시 두 경기가 동시에 열린다. 가장 느긋한 팀은 피지를 만나는 독일이다. 한국과 멕시코의 정면충돌이 마냥 즐겁다. 그래도 키는 신태용호가 쥐고 있다. 비기기만해도 8강에 진출한다. 그 다음은 멕시코와 독일의 싸움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 패할 경우 조별리그 탈락이다. 피지가 독일을 꺾을 가능성은 1%도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안심할 수 없다. 특히 축구에서 가장 위험한 '경우의 수'가 '비겨도 된다'는 것이다. 자칫 정신력이 흐트러 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정을 추구하다보면 색깔을 잃어버릴 수 있다. 무승부 상황에서 독일전처럼 경기 종료 1분을 남겨두고 골을 허용할 수도 있는 것이 승부의 세계다.
멕시코전 전략도 짜여졌다. '비기면 진다'는 '자기최면'이다. 신 감독은 "조 1위지만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멕시코전은 무조건 이긴다는 전략으로 갈 것이다. 브라질리아에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며 "한 번 미팅으로는 각인시킬 수 없다. 앞으로 2~3차례의 미팅을 통해 정신 무장을 더 시킬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바도르(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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