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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일전]신태용호 통한의 동점골, 운명은 멕시코전으로…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6-08-08 05:56 | 최종수정 2016-08-08 06:00

[리우포토] 손흥민
◇사우바도르(브라질)=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그야말로 일진일퇴의 공방이었다.

한국이 골문을 열자, 독일이 응수했다. 독일이 역전에 성공하자, 한국이 또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리고 다시 한국, 다시 독일이었다.

피지를 8대0으로 대파한 신태용호가 '전차군단' 독일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았다.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8일(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의 폰치 노바 아레나에서 열린 독일과의 2016년 리우올림픽 조별리그 C조 2차전에서 3대3으로 비겼다.

1승1무(승점 4)를 기록한 신태용호는 1위를 지켰다. 이날 멕시코가 피지를 5대1로 완파하며 1승1무(승점 4)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1차전에서 멕시코와 2대2로 비긴 독일은 2무(승점 2)를 기록했다. 2전 전패의 피지는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운명이 결정나게 됐다. 11일 오전 4시 두 경기가 동시에 열린다. 한국은 멕시코, 독일은 피지와 격돌한다. 한국은 비기기만해도 8강에 진출한다. 독일은 피지전이 남아 느긋하다. 반면 멕시코에 패할 경우 조별리그에서 탈락할 수 있다.

피지전에서 4-3-3 포메이션을 가동하며 8대0 대승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은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원톱으로 세우고 손흥민(토트넘) 문창진(포항) 권창훈(수원 삼성)을 2선에 배치하는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더블 볼란치(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엔 장현수(광저우 부리) 박용우(FC서울)를 배치했고 포백라인에는 심상민(서울 이랜드) 정승현(울산 현대) 최규백(전북 현대) 이슬찬(전남), 골문에는 김동준(성남)을 세웠다. 호르스트 흐르베쉬 독일 올림픽팀 감독은 마이어와 젤케를 투톱에, 벤더 형제를 중원에 배치하며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독일은 경기 초반부터 수비라인을 끌어 올리며 압박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 5분 황희찬이 센터서클 부근에서 독일의 빌드업을 차단한 뒤 곧바로 역습을 전개해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슛까지 연결하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전반 중반이 되면서 치열한 중원 싸움이 전개됐다. 전방 압박을 내세운 독일과 역습으로 맞받아치는 한국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한국은 손흥민 황희찬이 역습을 주도하면서 독일을 압박했다. 하지만 독일도 한국의 공격을 차단한 뒤 마이어, 스벤 벤더, 나브리를 앞세운 역습으로 맞불을 놓았다.


먼저 웃은 것은 신태용호였다. 황희찬의 오른발이 독일의 골망을 갈랐다. 전반 24분 권창훈이 독일 진영 오른쪽에서 얻은 코너킥 기회에서 왼발 크로스를 올리자 세트피스에 가담한 정승현이 문전 오른쪽에서 수비수 두 명과의 경합을 이겨내고 머리로 볼을 떨궜고, 이를 문전 오른쪽에 서 있던 황희찬이 오른발 인사이드슛으로 침착하게 왼쪽 골포스트 구석 방향으로 밀어 넣으면서 득점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독일도 넋놓고 있지 않았다. 전반 33분 나브리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승부는 다시 원점이었다.

전반의 양상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후반 3분 상대 골키퍼의 볼을 가로채 왼발 슛으로 응수했지만 골문을 여는 데는 1% 부족했다. 독일의 반격도 시작됐고, 후반 10분 독일의 젤케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순간 '독일통' 손흥민이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12분,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손흥민은 수비수 두 명의 마크를 뿌리치고 문전 왼쪽으로 돌파해 전진한 뒤 독일 골키퍼 다리 사이로 침착하게 왼발슛을 시도해 골네트를 갈랐다.

또 다시 승부는 원점에서 출발했다. 결정적인 기회는 한국이 더 많았다. 황희찬이 후반 15분과 31분, 손흥민이 후반 19분 천금같은 기회가 찾아왔지만 더 이상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하지만 좀처럼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신 감독은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었다. 후반 30분 석현준(포르투), 후반 36분 류승우(레버쿠젠)를 출격시켰다.

그리고 후반 42분 극적인 골이 터졌다. 석현준이었다. 이슬찬이 독일 문전 오른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중앙에서 오른발로 화답, 골네트를 갈랐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했다. 후반 47분 동점골을 내줬다. 아크 왼쪽에서 맞은 프리킥 위기 상황에서 나브리의 오른발슛이 수비벽에 맞고 굴절되면서 골망으로 빨려 들어갔다. 끝이었다.
사우바도르(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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