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전을 이틀 앞둔 신태용호가 처음으로 비공개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장 분위기는 밝았다. 컨디션을 조절한 공개 훈련에선 선수들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신 감독은 "축구는 즐겁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상의 분위기는 스스로 만드는 것"이라며 웃었다. 피지에 대해선 "분석이 끝났다. 피지는 힘도 좋고, 거칠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피지의 전략에 말려들어선 안된다. 경고와 퇴장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웃음꽃은 피었지만 선수들의 칼날은 비장했다.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석현준(25·FC포르투)은 "그리던 올림픽. 내가 한국대표로 나가는 첫 국제대회가 실감난다. 설레는 마음도 있고 잘해야하니 잘 준비해야한다는 생각도 있다"며 "몇분이나 뛸지는 아직 모르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서 팀이 승리할 수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그리고 손흥민(24·토트넘) 합류 효과에 대해서도 귀띔했다. 그는 "흥민이가 워낙 분위기 메이커다. 흥민이 오고 더 와일드카드 선수들과 기존 선수들 사이가 좋아졌다. 무거운 분위기가 없어졌다. 서로 많이 다가간다"고 했다. 문창진(23·포항)도 "흥민이 형이 과묵한 스타일이고 그럴 줄 알았다. 그런데 우리한테 먼저 다가오고 빨리 적응하려고 한다. 선배로서 말도 많이 해주려 한다. 올림픽팀에 늦게 합류한 만큼 많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꿈이었다는 얘기도 많이 해주셨다"며 웃었다.
당초 신 감독은 손흥민의 컨디션을 감안, 최약체로 평가되는 피지전에선 아낀다는 계획이었다. 8강 진출의 분수령인 독일전(8일 오전 4시)에 대비, 전력을 숨긴다는 전략도 숨어 있었다. 기류가 바뀌었다. 손흥민은 피지전에 후반 교체로 투입될 예정이다.
공격 2선의 권창훈(22·수원)은 "피지전에선 방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상대를 얕보지 않고 우리 경기를 해야한다"며 말문을 연 후 "기존 선수들도 항상 맞춰와서 호흡에는 문제가 없다. (손)흥민이 형, (석)현준이 형도 훈련을 같이 해서 감독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안다. 더 강력한 공격 옵션이 나올 것 같다"고 기대했다. 문창진은 "피지가 많이 내려서서 경기할 것이다. 우리 스타일이 공격적이지만 미드필드에 숫자를 많이 둬서 더 공격적으로 골문을 두드려야 한다. 중거리 슛을 통해 상대를 끌어내려 하는 것도 중요하다. 슈팅이 많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수비수 최규백(22·전북)은 "스웨덴전의 좋은 결과로 팀 분위기가 좋다. 물론 지적한 대로 수비 안정이 관건이다. 수비에서 잘 막아주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스웨덴전이 독이 아닌 약이 됐다"고 밝혔다. 신태용호는 스웨덴과의 최종리허설에서 3대2로 승리했다. 수비의 경우 2실점으로 질타는 받았지만 선수들은 '약'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스웨덴전에서 2~3번째 골의 주춧돌을 놓은 황희찬(20·잘츠부르크)은 "매경기 골을 넣고 싶은 싶은 마음이 강하지만 조급하지는 않다. 팀이 이기는 것이 우선"이라며 "내가 사이드로 빠져나가면 2선에서 올라올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며 주연이 아닌 조연 역할을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사우바도르(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