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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그랑프리로 평가받는 제12회 부산광역시장배에서 '벌마의꿈'이 극적인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우승을 기록하며 '메이저 무관'의 한을 풀었다.
여기에 '벌마의꿈'은 이번 대회에서 신기록 잔치를 벌였다.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현역 경주마 최다 우승 신기록으로 달성하며 의미를 더했다. 이전 현역 최다승 경주마는 '감동의바다'와 '벌마의꿈'이 공동으로 기록한 15승이었다. '벌마의꿈'은 거리별 최고 기록도 갈아치웠다. '벌마의꿈'이 부산광역시장배에서 작성한 기록은 1분51초다. 기존 국내 1800m 최고 기록은 부경의 '돌아온현표'(2016.3.6.)와 '미즈마고'(2016.3.6.)의 1분51초9, 서울의 '파워블레이드'(2016.5.15.)가 코리안더비에서 작성한 1분52초1이었다. '벌마의꿈'은 역대 1800m 최고 기록을 1초 가까이 앞당겨 역사의 주인공으로 이름을 남겼다.
'벌마의꿈'은 2013년 데뷔 이후 4년간 '무관의 제왕'이었다. 한국경마 최고 레이팅(능력지수) 120점을 보유한 '벌마의꿈'은 2013년 부산광역시장배 2위와 2013 그랑프리 13위, 2014년 그랑프리 3위, 2015년 부산광역시장배 11위 등 그레이드급 메이저 대회에 4차례나 이름을 올렸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특히, 2013년 부산광역시장배에서 '터프윈'에 이어 2위를 기록하며 3세마 중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여세를 몰아 2013년 그랑프리에도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우측다리 인대염으로 인해 13위의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이후 부상악화와 거리 조절 실패로 인해 기세가 꺾인 것은 물론, 60kg에 육박하는 무거운 부담중량으로 메이저 대회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새가슴'이라는 조롱을 받아야 했다.
온갖 어려움을 딛고 일궈낸 메이저 우승 때문인지 평소 감정을 드러내지 않기로 유명한 백광열 조교사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백 조교사는 "오늘처럼 기쁜 날이 올 줄 몰랐다"며 "고질적인 우측다리 인대염으로 고생하고, 최근에는 다리에 골편 제거수술까지 받으면서도 큰 대회에서 우승해 준 '벌마의꿈'이 자랑스럽다. 그동안 여러 차례 메이저 우승 기회를 놓쳤다. 출전한 말들이 대단해 쉽게 이기기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힘든 훈련을 이겨낸 '벌마의꿈'과 마방 관리자들이 대견하다. 9월 코리아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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