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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팀 킬러요? 듣기 좋은데요."
막상 윙포워드로 뛰어보니 묘한 재미가 있었다. 송승민은 "해보니까 생갭다 괜찮은 것 같았다. 피지컬을 이용해 경합하고 동료 공격수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의미 있다"며 "내가 앞에서 적극적으로 압박하니까 동료들이 더 수월하게 상대 공격을 차단할 수 있다"고 했다.
경합과 수비를 잘 하는 윙포워드. 하지만 그래도 공격수다. 골로 말해야 한다. 여기에서 송승민의 고민이 시작됐다. 송승민은 2014년 리그 19경기에 나섰지만 골 맛을 보지 못했다. 다음해 33경기에서 3골에 그쳤다. 성에 차지 않았다. 송승민은 "골을 못 넣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압박감도 느꼈다"고 털어놨다.
비결을 물었다. 송승민은 "지난해에 비해 더 넣고 있는 것 뿐이지 기록 자체는 많은 골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뒤 "생각을 바꿨다. 골보다 팀 승리를 우선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때 송승민에게 퀴즈를 냈다. '전북, 서울, 수원 세 팀의 공통점'을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송승민은 "기업구단"이라고 답했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송승민과 관련된 또 다른 정답이 있다. 송승민에게 실점한 세 팀이다.
전북, 서울, 수원은 K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다. 골이 없던 공격수 송승민은 세 팀을 상대로 골을 작렬시켰다. '강팀 킬러'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정답을 알려주자 송승민이 크게 웃었다. "어! 진짜 그렇네."
강팀에 더 강한 송승민. 그는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팀이 그렇다. 감독님도 항상 '강팀이라고 해서 쫄지 말라'고 하신다"며 "그런 부분들이 하나로 모여 큰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 골도 그 일부"라고 했다.
이제 골 가뭄에 울상 짓던 송승민은 없다. 송승민은 "이제 내 플레이를 하겠다. 많이 뛰고 열심히 부딪힐 것이다. 그렇다가 강팀들을 만나면 1골씩 넣으면 되지 않겠나"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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