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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차' 광주 송승민, '강팀 킬러'로 거듭났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6-06-30 22:06


송승민(왼쪽)이 지난달 28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와의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2라운드에서 수원FC의 레이어로부터 공을 지켜내고 있다.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강팀 킬러요? 듣기 좋은데요."

광주에는 조금 독특한 유형의 공격수가 있다. 송승민(24)이다. 송승민은 1m86-77kg의 당당한 체격을 갖췄다. 신체조건만 보면 중앙수비수 또는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어울릴 것 같다. 하지만 송승민은 "나는 대학교 때까지 미드필더를 봤다. 수비나 공격은 해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광주 입단 첫 해인 2014년, 송승민은 남기일 광주 감독으로부터 윙포워드 제의를 받았다. 송승민은 "조금 놀랐다. 주로 작고 빠른 선수들이 윙포워드를 하는데 나는 몸이 크기 때문에 걱정도 했다"고 회상했다.

막상 윙포워드로 뛰어보니 묘한 재미가 있었다. 송승민은 "해보니까 생갭다 괜찮은 것 같았다. 피지컬을 이용해 경합하고 동료 공격수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게 의미 있다"며 "내가 앞에서 적극적으로 압박하니까 동료들이 더 수월하게 상대 공격을 차단할 수 있다"고 했다.

경합과 수비를 잘 하는 윙포워드. 하지만 그래도 공격수다. 골로 말해야 한다. 여기에서 송승민의 고민이 시작됐다. 송승민은 2014년 리그 19경기에 나섰지만 골 맛을 보지 못했다. 다음해 33경기에서 3골에 그쳤다. 성에 차지 않았다. 송승민은 "골을 못 넣으니 답답하기도 하고 압박감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시작된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17라운드까지 치러진 현재 송승민은 3골을 기록중이다. 벌써 지난 시즌과 동률을 이뤘다.

비결을 물었다. 송승민은 "지난해에 비해 더 넣고 있는 것 뿐이지 기록 자체는 많은 골이 아니다"고 선을 그은 뒤 "생각을 바꿨다. 골보다 팀 승리를 우선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때 송승민에게 퀴즈를 냈다. '전북, 서울, 수원 세 팀의 공통점'을 물었다. 잠시 고민하던 송승민은 "기업구단"이라고 답했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송승민과 관련된 또 다른 정답이 있다. 송승민에게 실점한 세 팀이다.


전북, 서울, 수원은 K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이다. 골이 없던 공격수 송승민은 세 팀을 상대로 골을 작렬시켰다. '강팀 킬러'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정답을 알려주자 송승민이 크게 웃었다. "어! 진짜 그렇네."

강팀에 더 강한 송승민. 그는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 팀이 그렇다. 감독님도 항상 '강팀이라고 해서 쫄지 말라'고 하신다"며 "그런 부분들이 하나로 모여 큰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내 골도 그 일부"라고 했다.

이제 골 가뭄에 울상 짓던 송승민은 없다. 송승민은 "이제 내 플레이를 하겠다. 많이 뛰고 열심히 부딪힐 것이다. 그렇다가 강팀들을 만나면 1골씩 넣으면 되지 않겠나"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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