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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고민이 됩니다."
그야말로 '막강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제주는 K리그 13경기에서 29골을 터뜨렸다. 최근 5경기에서만 16골을 퍼부었다. 조 감독은 "공격에서 우리가 원했던 모습들이 나오고 있다"며 만족을 표했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다. 수비력이다. 사실 올 시즌 개막 전부터 제주의 숙제는 수비 강화였다. 제주는 지난 시즌 리그 55골을 기록해 수원(60골), 전북(57골)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득점을 올렸지만 무려 56실점을 허용했다. 목표였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도 물거품이 됐다.
조 감독의 진단이 이어졌다. 조 감독은 "실점하는 장면을 보면 여러 단계가 있다. 중요한 시점에서 조금만 저지를 해주면 막아낼 수 있는 상황들이 많은데 그게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상대가 잘 해서 내준 실점 보다는 우리의 실수로 허용한 골들이 많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수비에 초점을 둔 전략을 구사해보는 것은 어떨까.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조 감독은 "우리가 라인을 내리거나 공격 쪽에 중심을 두지 않으면 분명 실점은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제주의 색깔이 아니다. 우리는 패스를 바탕으로 한 공격 축구를 잘 하는 팀이다. 우리의 강점을 내세우는 동시에 실점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여기에 제주의 고민이 담겨있다. 조 감독은 "그 동안 제주는 공격력이 부각됐지만 수비에서 발목이 잡혔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 상태로 남아있으면 안된다"며 "ACL 진출을 노리는 상황에서 제주는 한 단계 더 발전해야 한다. 만약 지금 모습에서 수비력까지 보완된다면 진정한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 감독은 긴 호흡으로 팀을 만들 생각이다. 그는 "실점 문제는 하루 아침에 해결될 부분이 아니다. 우선은 선수들이 조금 더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동시에 상대 전술에 따라 수비 밸런스, 수비 위치, 압박의 높이 등을 조절해 가면서 가장 적합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