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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아메리카]'해트트릭' 쿠티뉴, 브라질 에이스로 떠오르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6-06-09 17:34


ⓒAFPBBNews = News1

필리페 쿠티뉴(24)가 경기를 지배했다.

9일(한국시각) 미국 올란도의 시트러스보울에서 열린 브라질과 아이티 간 2016년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 B조 조별리그 2차전이 열렸다.

현격한 전력 차의 두 팀. 하지만 킥오프 이전까지 예상은 조금씩 엇갈렸다. 아이티의 선전을 점치는 목소리도 더러 있었다. 브라질의 전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근거였다. 실제 브라질은 에콰도르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득점 없이 0대0으로 비겼다. 네이마르(24)의 공백이 크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네이마르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을 위해 이번 대회에는 불참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이 모든 의구심을 실력으로 잠재웠다. 무려 7골 맹폭으로 아이티 진영을 초토화했다. 그 중심에 쿠티뉴가 있었다. 비록 약체 아이티와의 대결이었지만 극단적 수비를 뚫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쿠티뉴는 마치 안방처럼 편안하게 아이티 수비라인을 휘저었다.

브라질 골 폭풍의 첫 장은 쿠티뉴가 넘겼다. 전반 14분 아크 정면 부근까지 드리블 돌파를 한 뒤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불과 14분 뒤, 쿠티뉴의 이름이 다시 한 번 전광판에 새겨졌다. 문전으로 향한 조나스의 패스를 질풍 처럼 쇄도해 오른발로 밀어 넣었다. 두 번째 골.

경기 초반 쿠티뉴의 폭풍 멀티골과 함께 브라질 공격의 물꼬가 터졌다. 전반 34분 아우구스투가 아우베스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틀어 팀의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후반에도 쿠티뉴의 활약은 이어졌다. 공격 전 지역을 넓게 활용하며 아이티 수비를 교란했다. 빠른 스피드로 호시탐탐 수비 뒷 공간을 열었다. 재치 있는 패스로 수비수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브라질은 쿠티뉴에게 수비의 시선이 쏠린 틈을 타 2골을 추가해 5-0으로 달아났다.

큰 점수 차에 방심했던 탓일까. 브라질은 후반 25분 아이티의 마르셀린에게 만회골을 허용했다. 다시 정신을 차린 브라질은 후반 40분 아우구스투의 추가골로 6-1을 만들었다. 경기 종료 직전. 쿠티뉴가 또 한번 포효했다. 후반 추가시간 아크 왼쪽에서 절묘한 오른발 슈팅으로 아이티 골망을 뒤흔들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네이마르가 없는 브라질.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쿠티뉴가 브라질의 새로운 에이스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AFPBBNews = News1

한편, 같은날 열린 에콰도르와 페루의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양 팀이 사이 좋게 2골씩 주고 받으며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페루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전반 5분 쿠에바가 페널티박스 내 정면에서 멋진 턴 동작에 이은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어 전반 13분 플로레스의 추가골로 2-0 리드를 잡으며 손쉽게 승리하는 듯 했다. 하지만 에콰도르의 반격은 매서웠다. 전반 38분 에네르 발렌시아가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패스를 가슴 트래핑 한 뒤 호쾌한 발리 슈팅으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기세가 오른 에콰도르는 후반 3분에 터진 볼라뇨스의 동점골로 2-2 균형을 맞췄다. 이후 치열한 일진일퇴의 공방전. 하지만 끝내 승패를 가리지 못한채 2대2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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