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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분이 모자랐다. 연장 30분 혈투에도 희비는 엇갈리지 않았다. 결국 승부차기 끝에 대세가 갈렸다. 한데 승부차기도 그냥 승부차기가 아니었다. 무려 8번째 키커까지 가서야 승리의 여신이 마음을 열었다.
하지만 우라와의 뒷심은 무서웠다. 우라와의 킬러 이충성이 서울을 저격했다. 연장 후반 7분과 10분 헤딩으로 순식간에 두 골을 몰아치며 역전에 성공했다. 남은 시간은 5분이었다. 최 감독은 마지막으로 1m96의 고공 폭격기 심우연을 수혈했다. 하지만 고공 플레이는 번번이 가로막혔고 시간은 최후를 달렸다. 사실상 서울의 마지막 공격이었다. 극장골이 터졌다. 연장 후반 인저리타임에 고요한이 왼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트렸다. 연장전 2대2, 다시 승부는 원점에서 재출발했다. 그리고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승부차기도 단내나는 혈투였다. 우라와가 '동전 던지기'에서 주도권을 잡았다. 선축에 진영도 우라와 서포터스 쪽이었다.
우라와는 4번째 키커까지 성공하며 스코어는 4-2로 벌어졌다. 서울은 다시 벼랑 끝에 몰렸다. 그 순간 다시 한 번 갱없는 드라마가 연출됐다. 김원식이 성공하며 4-3으로 따라붙었고, 유상훈이 우라와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골키퍼 슈사쿠의 킥을 선방했다. 그리고 고요한이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며 다시 승부는 4-4 원점이었다.
승부차기의 경우 선축이 유리하다. 우라와의 6~7번째 키커가 성공했고, 서울도 박용우와 고광민이 잇따라 골네트를 갈랐다. 결국 희비는 8번째 키커에서 갈렸다. 유상훈이 고마이의 슈팅을 육탄방어하는 데 성공했고, 김동우가 피날레를 장식하며 마침표를 찍었다. 7-6, 서울의 8강 진출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서울은 전북 현대에 이어 ACL 8강 진출에 성공하며 지난해 16강 탈락의 아픔을 깨끗이 씻었다. ACL 8강전은 8월말 재개된다. 서울의 밤은 감격이었다.
상암=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