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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모기업 현대자동차에서도 상황을 주시 중이다. 그동안 해외 홍보의 첨병이었던 전북 구단이 구설수에 휘말린 것은 기업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전북 구단 고위 관계자가 서울 염곡동 현대자동차 본사 사무실로 급히 올라가 구단 대표이사인 곽 진 부사장에게 사건 경위를 보고하고 대책 회의를 가졌다.
그동안 구단이 쌓아 올린 금자탑이 이번 일로 인해 물거품이 됐다는 분위기다. 전북은 2006년 ACL 우승 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진출하면서 모기업에 구단의 존재 이유를 어필했다. 이후 모기업의 관심과 투자를 이끌어 내면서 K리그 클래식 제패 뿐만 아니라 아시아 최고로 꼽히는 봉동 클럽하우스 건립, 올랭피크 리옹 등 해외 명문팀과의 교류 등 쾌속질주 했다. 하지만 '심판매수'라는 주홍글씨는 그간 전북이 이뤄낸 성과들의 빛을 바래게 할 만한 '대형사고'였다.
이철근 전북 단장은 스포츠조선과 만난 자리에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어렵게 입을 떼었다. 그는 "그동안 성적 뿐만 아니라 운영에서도 정도(正道)를 걸어야 한다고 모든 구성원에게 강조해왔다. 그런데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개인의 일탈을 묻기 이전에 구단 사람이다. 그렇다면 결국 책임은 우리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상황에선 검찰 조사를 받았다는 것만 알 뿐 정확한 조사 내용은 알 수 없다. 검찰에서 어떤 처분이 나올 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처분을 달게 받겠다는 말 밖에 드릴 수 없어 죄송하다. 한창 중요한 시기에 물의를 일으켜 축구계와 팬들께 송구스런 마음 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절대 1강'을 향한 동경이 한 순간에 차갑게 변했다. 잔뜩 찌뿌린 날씨는 마치 전북의 앞날을 비추는 것 같아 착잡하기만 했다.
전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