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주장 권순태 "논란 감수해야, 경기력으로 보여주고파"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현대 주장 권순태가 최근 불거진 구단 스카우트의 심판매수 의혹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권순태는 2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멜버른(호주)과의 2016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에서 2대1로 승리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도 처음에 언론을 통해 소식을 접했다.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전북은 멜버른과의 16강 2차전을 하루 앞두고 구단 스카우트가 지난 2013년 수 차례 심판진에 금품을 건넨 의혹으로 부산지검 외사부 조사를 받은 사실이 밝혀지며 충격에 휩싸인 상황이다. 권순태는 "그동안 매 경기 이기기 위해 준비를 했는데 이면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점에 놀란 것은 사실"이라며 "평소 경기장에 올 때와 오늘의 느낌이 달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단 차원보다는 개인이 각각 소식을 접했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 승리를 선사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목표인 승리와 ACL 8강 진출 만을 생각했다. 다른 부분에 신경 쓸 겨를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전북 팬들은 소식이 전해진 뒤 분노를 감추지 않으면서 한때 구단 홈페이지 접속이 마비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선수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는 등 안정을 찾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에 대해 권순태는 "팬 분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실 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가 감안해야 할 부분"이라며 "선수들의 이름을 호명해줄 때는 정말 감사함을 느꼈고 울컥했다. 더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보여줄 것은 이것(경기력) 밖에 없다는 생각"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우리는 프로다. 축구 선수라는 직업을 갖고 있다면 직업의식을 갖고 최상의 경기를 위해 준비하고 뛰는 게 맞다"며 "모든 결과는 우리가 감수해야 하는 게 맞다. 그저 내 자리에서 내가 할 일을 먼저 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팬들이 있기에 우리도 이 자리에 있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경기 뒤 최강희 전북 감독은 "스카우트도 코칭스태프의 일원이다. 그동안 잘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졌다. 결과에 따른 모든 책임을 질 자세가 되어 있다"며 사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권순태는 "선수가 감독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평소에도 감독님은 경기 결과에 따른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는 말을 해오셨다. 감독님을 잘 아는 분들 모두 알 것이다. 감독님도 우리 팀의 가족이다. 모두가 함께 감수하면서 할 일을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주=박상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