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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수호가 두마리 토끼 사냥에 성공했다. 대회 우승과 한·일전 승리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비결은 빗장 수비였다.
대회 전 선수들의 경기감각 부족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대표팀 주전급 선수 대다수가 소속팀에서 출전 시간이 부족했던 상황. 실제 브라질과의 1차전 후반에는 여러 선수가 근육경련으로 그라운드에 쓰러져 신음했다. 이틀 간격으로 치러지는 빡빡한 경기 일정도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이 모든 우려는 안익수호의 순항에 암초가 되지 못했다. 한국은 3경기에서 3골을 넣었다. 많은 득점은 아니다. 하지만 수비가 단단했다. 이날 대회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수비형 미드필더 박한빈(19·대구)을 필두로 한 짠물수비가 백미였다. 안익수호는 이번 대회에서 단 1실점만 허용했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분위기를 주도했다. 강한 전방압박으로 일본의 빌드업을 봉쇄했다. 하지만 전반 중반부터 일본에 주도권을 내줬다.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던 후반 30분, 드디어 터졌다. 임민혁이 문전 오른쪽으로 찌른 스루패스를 조영욱이 잡지않고 그대로 오른발로 꺾어 차 일본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대표팀은 분위기를 탔다. 측면 침투 패스를 통한 빠른 역습으로 일본 수비 라인을 흔들었다. 만회골이 급했던 일본이지만 한국의 스피드를 의식, 쉽사리 공격을 전개하지 못했다. 결국 종료휘슬이 울렸고, 수원월드컵경기장은 환호로 가득찼다. 일본선수단은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벗어났다. 때이른 더위를 날리며 한국축구에 희망을 던진 속 시원한 승리였다.
수원=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