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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에 '골 폭탄'이 터졌다.
상주와 인천은 창과 창으로 맞섰다. 시작부터 공격 태세를 취한 양팀은 상대의 골문 앞으로 벌떼처럼 달려들어 득점 기회를 노렸다.
선제골은 인천의 발끝에서 터졌다. 전반 10분 인천의 프리킥이 골문 앞 수비수들에 막혀 흐르자 송제헌이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곧이어 전반 25분 조병국의 도움을 받아 케빈이 상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인천에게 오랜 부진의 끝이 눈 앞에 다가오는 듯했다.
최근 상주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박기동은 이날도 선봉에 서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2-1로 끌려가던 전반 41분 천금같은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고, 후반전 10분 결승골까지 책임졌다. 후반 28분에는 임상협의 골에 기여하며 도움에서도 포인트를 쌓았다.
이날 2골을 추가한 박기동은 10경기 동안 총 6골을 기록해 K리그 클래식에서 득점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드리아노(서울)와 티아고(성남, 이상 7골)를 1골차로 바짝 뒤쫓았다. 도움 부문에선 4개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날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끌고 있는 A대표팀의 카를로스 아르무아 수석코치와 박건하 코치가 관중석을 찾아 경기를 관전했다. 박기동은 2골-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조진호 상주 감독은 "선수들의 공격적 플레이가 돋보였다"고 자평하며 "A대표팀 코칭 스태프가 경기장을 찾은 것도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지난 전남전에서 4대3 역전승에 이어 또다시 역전승을 일궈낸 원동력으로 "발빠른 공수 전환"을 꼽은 조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가 상주만의 특색으로 자리잡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선제골을 넣고도 상주의 기세에 밀린 인천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홈에 돌아가게 됐다. 지난 11일 열린 FA컵 32강전에서 청주시티FC를 꺾은 승리의 기운을 리그에서도 이어가려 했지만 뒷심이 달렸다. 10라운드까지 4무6패(승점 4). 여전히 클래식 유일의 무승팀이다. 지난해에는 9번째 도전 만에 첫 승을 신고했지만, 올해는 더 늦어지고 있다.
김도훈 인천 감독은 "약간의 틈이 상대한테 빌미를 제공하면서 주도권을 빼앗겼다"고 패인을 짚으며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를 얻지 못한 건 내 잘못"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상주=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