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항이 위기에 빠졌다.
현재 포항은 과도기다. 최 감독이 강조하는 '창의적인 축구'가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사실 스틸타카의 근간은 패턴 플레이였다. 선수들은 순간적인 판단 보다는 정해진 동선에 따라 움직였다. 최 감독은 김승대(옌벤) 신진호 조찬호(이상 서울) 고무열(전북) 김태수(인천) 등 스틸타카의 핵심 선수들이 대거 팀을 떠나자 변화를 꾀했다. 젊은 선수들의 육성이라는 중책까지 맡은 최 감독은 선수들이 직접 생각하고 움직일 수 있는 축구를 택했다. 심동운 문창진 이광혁 등 개인기가 좋은 2선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뜻도 담겨있었다.
하지만 이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2선 자원들은 제 몫을 했다. 심동운은 팀내 최고 득점자로 떠올랐고, 문창진 정원진 등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2선까지 볼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 볼을 주고, 볼을 받는 움직임이 모두 나빴기 때문이다. 패턴에 익숙하던 선수들이 스스로 길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나마 중앙에서 길을 열어주던 손준호와 황지수가 있을때까지만 하더라도 그 약점이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손준호의 시즌아웃, 황지수의 체력저하가 두드러지며 경기력이 급격히 나빠졌다. 가뜩이나 올 시즌 포항은 중원이 엷다. 조수철은 5월까지 출전이 불가능하고, 김동현 박준희는 경험이 부족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