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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로 가는 길목에서 만날 팀들이 정해졌다.
한국의 중심은 누가 뭐래도 빅리거다. 기성용(27·스완지시티) 손흥민(24·토트넘) 이청용(28·크리스탈팰리스) 구자철(27) 지동원(26) 홍정호(27·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박주호(29·도르트문트) 김진수(24·호펜하임) 등 8명에 이른다. A조 중 빅리거를 보유한 팀은 한국이 유일하다. 빅리그에서 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량은 검증됐다는 뜻이다. 하지만 문제는 출전시간이다. 구자철 정도를 제외하면 주전으로 분류할만한 선수가 없다. 갈수록 출전시간이 줄어들며 경기력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소속팀에서 6개월 또는 그 이상 뛰지 못한 선수는 당연히 발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여름 이적시장에서 출전을 위해 팀을 옮길 수도 있을 것이다. 일단은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유럽파를 주목하라
우즈베키스탄-지한파를 주목하라
세르베르 제파로프(34·로코모티프 타슈켄트)는 여전히 우즈벡 축구의 중심이다. 그는 무려 113번의 A매치를 소화했다. 제파로프는 한국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선수다. 2010년 FC서울을 통해 K리그와 인연을 맺었고, 2013년부터 두 시즌 동안 성남에서 활약하며 K리그 최고의 스타로 발돋움했다. 지난 시즌까지 울산 현대에서 뛰었다. 제파로프는 전성기에 비해 스피드가 떨어졌지만 여전히 한방이 있는 선수다. 날카로운 킬패스는 물론 정교한 킥은 여전하다. 특히 문전 근처에서 프리킥은 경계해야 한다. 제파로프가 공격을 이끈다면 오딜 아흐메도프(28·러시아 크라스노다르)는 경기 전체를 조율한다. 지난해 아시안컵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중국-광저우 헝다를 주목하라
중국 슈퍼리그팀들은 대대적인 투자로 세계의 슈퍼스타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각 팀 별로 유럽에서 이름을 날린 선수 한두명 정도는 갖고 있다. 하지만 자국 선수들로 이루어진 대표팀은 여전히 몇몇 팀들 소속으로 편중돼 있다. 그 중심이 광저우 헝다다. 6~7명 정도의 선수들이 대표팀에 뽑힌다. 그 중에서도 주목할 것은 가오린(30)과 정쯔(36)다. '중국의 폭격기' 가오린은 A매치 86경기에 나서 18골을 넣었다. 외국 선수 전유물인 슈퍼리그 득점왕 레이스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득점력이 좋다. 유연함과 기술을 두루 갖췄다. 가장 경험이 풍부한 정쯔는 수비형 미드필더와 수비를 오가며 젊은 선수들을 이끈다.
카타르-귀화파를 주목하라
2022년 월드컵을 개최한 카타르는 전력 향상을 위해 귀화 선수들을 대거 받아들였다.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예선전에 비해 자국 선수들의 비중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팀의 중심은 귀화 선수들이다. 우루과이 출신 세바스티안 소리아(33·알라이안)는 카타르 귀화 정책 1세대 선수다. 그는 귀화 선수로 드물게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장)에 가입했다. 109경기에서 무려 33골을 넣었다. 지난 호주아시안컵에는 나서지 못했지만 호세 다니엘 카레노 감독 밑에서 중용되고 있다. 브라질 출신의 호드리고 타바타(36·알라이얀), 페드로 미겔(26·알 사드)도 경계대상이다.
시리아-영건들을 주목하라
내전 등으로 고생하고 있는 시리아는 이번 2차예선에서 일본의 최종예선행을 위협할 정도로 경쟁력을 보였다. 특히 젊은 선수들로 팀을 재편하며 역동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오마르 크리빈(22·알 다프라)는 젊은 시리아의 에이스다. A매치 27경기에서 13골을 넣은 크리빈은 2차예선에서도 6경기에 출전해 5골을 터트렸다. 왼쪽 윙부터 처진 스트라이커까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알 리파에서 뛰고 있는 23세의 미드필더 마흐무드 알 마와스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